거래량 미달로 증권거래소로부터 관리종목 지정 예고를 받은 서울도시가스와 대구도시가스가 증권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대표이사가 친형제간이면서 2년 전 모기업인 대성그룹 경영권을 놓고 맏형기업인 대성산업과분쟁을 벌였던 두 회사는 특수관계인 지분을 포함한 대주주 지분이 80%를 넘어서 유통주식 수가 총발행물량의 10∼15%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서울도시가스는 김영민 명예회장 등 대주주 지분 87%와 외국인 지분 4%,우리사주 지분 3%를 제외할 경우 실제 유통 가능한 주식 수는 6%(30만주)에 불과하다. 더욱이 도시가스주는 거래도 활발하지 않아 서울도시가스의 최근 두 달간 월평균 거래량은 2만1천여주(총주식 수의 0.42%)에 그쳤다. 월간 기준으로 총주식 수의 1% 이상을 넘어야 한다는 유가증권 상장규정에 크게 미달된 셈이다. 이들 회사가 관리종목 지정을 면하기 위해선 이달 말까지 거래량 미달요건을 해소해야 한다. 6월 한 달 동안 적어도 10만7천8백여주가 거래돼야 한다는 것.하지만 이는 최근 월평균 거래량의 5배 이상에 달하는 규모라는 점에서 쉽지 않다. 대구도시가스도 사정은 비슷하다. 증권업계는 두 회사가 대주주 지분을 시장에 내놓아 거래량을 늘리는 방법 외에는 다른 길이 없다고 보고 있다. 문제는 이들 회사가 형제간 지분관계로 묶여 있어 이 또한 간단치 않다. 현재 서울도시가스와 대구도시가스는 대성그룹 계열사로 장남인 김영대 회장이 대성산업을,둘째인 김영민 명예회장이 서울도시가스를,셋째인 김영훈 회장이 대구도시가스를 각각 소유하고 있다. 대성산업은 대구도시가스 지분 32.3%를,대구도시가스는 서울도시가스 지분 20%를,서울도시가스는 대성산업 지분 20.7%를 각각 갖고 있다. 계열사간 상호 출자관계가 유지되고 있는 것.지난 2001년 창업주인 고(故) 김수근 명예회장의 유언대로 3형제간 계열 분리키로 합의하면서 분쟁이 일단락됐지만 누가 먼저 보유지분을 매각할지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면서 지분 정리가 계속 미뤄지고 있다. 서울도시가스 관계자는 "형제간 보유지분 해소 외에는 현실적으로 거래량 미달상황을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형제간에 서로 지분 해소를 약속했지만 실제 작업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이들 회사는 상대방 회사 주식을 담보로 발행한 교환사채(EB)의 만기가 2004년 6월 말이어서 상호 보유지분의 완전 해소는 아직 멀었다는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