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의 부당내부거래 조사방침이 전해지자6대그룹과 경제단체들은 미리 예고됐었지만 조사 강도나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를예측할 수 없어 잔뜩 긴장하는 모습이다. 3일 재계에 따르면 특히 SK글로벌 분식회계 등으로 창사이래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는 SK그룹은 엎친데 덮친 격으로 공정위의 부당내부거래 조사를 받게됨에 따라그룹이 또 한차례의 타격을 입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재계는 경기가 급랭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의 활동위축과 대외 이미지 악화를초래할 공정위 조사가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으며 경제단체들은 이런 조사는 혐의가 파악된 기업에 한해 제한적으로 실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상당수 기업들은 부당내부 거래와 관련해 문제가 없는 만큼 조사에 성실히 응하겠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재계 공정위 조사에 '긴장' = 재계는 공정위의 조사 자체가 달갑지 않은 데다조사강도 등을 알 수 없고 과징금 부과 등의 직접적인 부담외에도 기업 이미지 훼손등의 피해도 적지 않다며 조사가 몰고 올 파장을 걱정하고 있다. 특히 기업들은 조사가 이미 예고됐기 때문에 나름대로 준비를 해 왔지만 판정이애매한 사안이 불거질 경우 공정위가 자의적으로 부당내부거래로 단정짓는 사례도생길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조사가 예고됐기 때문에 그동안 계열사마다 공정위 규정이나 여타 법규에 위배되는 사항이 있는지를 점검했으며 민감한 사안은 법률자문을 구한 뒤실행에 옮겼기 때문에 위반사안은 나오지 않으리라고 본다"며 "많은 대비를 했지만공정위가 어떤 잣대를 들이댈지 알 수 없어 긴장을 늦출 수 없다"고 말했다. 올해까지 3년째 부당내부거래 조사를 받게 되는 한 기업도 "올해도 조사를 받게되면 회사 업무에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하다"며 조사 소식에 바짝 긴장하는 모습을보였다. SK 관계자는 "검찰 수사 등으로 이미 그룹 전체가 위기를 겪고있는 상황에서 공정위 조사가 부담스럽다"면서 "정부시책인 만큼 성실한 자세로 적극 협조하겠다"고말했다. ◆기업활동 위축-대외 이미지 하락 '걱정' = 기업과 경제단체들은 공정위조사가실시되면 전담직원을 배치해야 하고 조사가 장기화될 경우 해당기업 직원들의 사기도 저하돼 기업활동이 위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업활동 위축과 함께 조사에 따른 대외 이미지 하락은 냉각된 경기회생을 위한기업들의 노력에도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재계는 지적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신종익 상무는 "감독기관이 법에 따라 조사하는 것은 고유업무지만 시기적으로 우리 경제가 급격히 냉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활동의 위축을 가져올 수 있는 공정위 조사를 굳이 실시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의 이현석 상무도 "아무리 정기조사라 하더라도 경기가 바닥을치는 등 기업경영이 어려운 상황에서 6대 그룹에 대해 일률적으로 내부거래조사를하는 것은 기업의 의욕을 떨어뜨리고 심리적 위축을 가져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부-재계관계 경색 '우려' = 노무현 대통령과 경제5단체장 및 주요그룹 총수간의 잇단 회동, 대기업 역할에 대한 노 대통령의 인식변화 및 대기업의 투자계획발표 등으로 형성된 정부와 재계간의 협력 분위기가 이번 공정위 조사로 다시 경색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조사의 강도가 높고 기간도 예상외로 길어지거나 공정위가 무거운 과징금을 물리릴 경우 기업들의 반발이 표면화 되면서 정부와의 갈등이 불거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전경련 이규황 전무는 "정.재계간 경제회생을 위해 협력해야 한다는 인식이 매우 확고하기 때문에 당분간 이런 기류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면서도 "공정위 조사로이같은 협력 분위기가 훼손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전무는 "경제단체나 기업들은 공정위의 조사 추이를 면밀하게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부기업 조사에 '자신감' = 삼성전자[05930]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가 이미 연초부터 예정돼 온데다 지난 99년 참여연대의 부당내부거래 소송 사건이후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한 자체 감사활동을 강화해 온 만큼 긴장할 만한 사안은 아니라는입장을 보였다. 이미 주주중시 경영과 글로벌 회계기준이 정착됐고 적발시 대외신인도 하락 등이미지가 크게 훼손될 수 있어 문제가 될만한 사안은 철저히 대응해 왔다고 삼성전자측 설명했다. LG그룹도 최근 지주회사를 출범시키는 등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노력해 온 만큼큰 문제는 없을 것이며 성실하게 조사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는 이번 부당내부거래 조사가 이미 예정돼 있었던 사안인 데다 부당내부 거래와 관련해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조사에 성실히 응한다는 방침"이라며 "부당 내부거래가 없었기 때문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업계팀 ssh@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