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은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현대종합상사[11760]에 대해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을 적용, 공동관리를 통해 정상화를 추진한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그러나 지원에 앞서 현대상사측이 현대차[05380]와 현대중공업[09540] 등 관계사들의 합법적 지원이나 그에 준하는 획기적 자구안을 주문, 정상화 과정에 진통이예상된다. 주관은행인 우리은행 고위관계자는 3일 "현대상사를 가급적 살려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SK글로벌과 같이 일단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을 적용해 회생시키는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그러나 현대상사가 먼저 중장기적 생존을 보장할 수 있는획기적 자구계획을 마련하지 않으면 무작정 지원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미 계열분리된 회사이기는 하지만 아직도 긴밀한 거래관계를 맺고있는 현대차와 현대중공업이 합법적 테두리내에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고본다"며 "현재 다각도로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채권단은 이르면 금주중 주요 6개 채권은행 관계자 회의를 열어 기업구조조정촉진법 적용을 통한 은행 공동관리 결정과 출자전환 등 채무재조정을 결의할 예정이었으나 현대상사측이 수정자구안을 마련해온 뒤 회의를 소집키로 했다. 현대상사는 보유중인 유가증권과 관계사 매출채권, 부동사 등의 매각을 통해 2천억원 가량의 유동성을 확보하는 내용의 자구안을 제시했으나 채권단은 관계사의지원 또는 그에 준하는 자구계획을 포함하는 수정안 제출을 요구했다. 채권단은 현대상사의 수출대행 사업에서 비중이 큰 자동차 또는 선박수출 사업을 과거 현대계열사였던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에 매각하는 방안이 자구안에 포함돼야한다고 보고 있다. 이에대해 이들 관계사들은 "이미 계열분리된 회사인데다 주주이익에 반한다"는이유로 현대상사 지원이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어 실제 성사가능성은 미지수라는게 금융계의 관측이다. 우리은행은 이달말까지 현대상사측으로부터 납득할 수 있는 자구계획이 제시되지 않으면 채권단의 지원동의가 어려워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을 적용하지 않고 법정관리에 들어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나머지 채권은행들중 일부는 SK글로벌 사태의 파문이 해소되지 않은데다지원규모도 크지 않다는 점에서 구조조정촉진법 적용을 통해 신속히 정상화 지원에나서야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채권단은 삼정회계법인 실사결과 작년말 기준 현대상사의 자본잠식 규모가 3천억원 수준으로 나타나 3천억원 가량의 출자전환과 이자감면, 채무만기연장 등의 채무재조정을 실시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기자 rhd@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