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직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는 한국 경제는 언제쯤 '바닥'을 찍을 것인가. 일부 전문가들은 2·4분기를 저점으로 하반기 이후 경기가 상승곡선으로 접어들 가능성을 조심스레 점치고 있다.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와 함께 미국 등 선진국 경제 회복을 전제로 했지만,아직은 누구도 회복 시점을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홍순영 삼성경제연구소 상무는 적어도 상반기까지는 현재의 침체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사스(SARS·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 영향이 아직 걷히지 않은 데다 미국의 정보기술(IT) 경기가 살아나지 못하는 등 대내외 악재가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란 것.홍 상무는 "대내적으로도 가계 부채와 카드채 문제가 해결되지 못한다면 3·4분기에도 강한 반등은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하 금융연구원 거시금융팀장은 "이르면 3·4분기부터 유가 하락으로 인한 소득 증가와 정부의 경기 부양책에 따른 소비심리 회복으로 체감·지표 경기가 다소 나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창용 서울대 교수는 "아직 증시가 건재한데다 수출이 뒷받침되는 등 경제적 펀더멘털이 나쁜 편만은 아니다"라며 "미국 등 선진국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 3·4분기부터 우리 경제도 유연한 성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