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진(金泳鎭) 농림부장관은 26일 세계무역기구(WTO)를 방문, 수파차이 파닛팍디 사무총장과 스튜어트 하빈슨 농업협상특별위원회 의장을 면담하고 도하개발어젠다(DDA) 농업협상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전달하고 의견을 교환했다. 김 장관은 이 자리에서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타결 이후 농업 구조조정을 위해 적극 노력했으나 경지면적, 인력.소득 구조 등 여건이 여전히 어려우며 외환위기를 경험하면서 오히려 악화된 측면도 있다면서 "이번 협상에서도 한국의 개도국 지위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장관은 특히 수많은 인구가 기아상태에 있으면서도 최근 핵무기 개발로 국제적 우려를 야기하고 있는 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40만t의 쌀을 지원키로하는 등 인류공영과 세계평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한국 농업의 특수한 상황도 충분히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수파차이 사무총장은 한국의 어려운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밝히고 WTO 협상은 다자간 협상인 만큼 다른 협상국들을 설득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언급했다고 배석한 이명수 농림부 국제국장은 전했다. 향후 농업협상 진행과 관련해 김 장관은 UR협상에서와 같이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막후 협상에 의해 다른 국가들이 배제되는 결과가 초래돼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수파차이 사무총장은 UR 협상 막바지에서의 절충과 같은 형태의 협상이 가능하다고 보지 않으며 이런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하겠으며 오는9월 멕시코 칸쿤에서 열리는 WTO 각료회의 준비과정에서도 투명성과 모든 회원국의참여를 보장하기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장관은 농산물 수출국들이 과도한 목표수준을 낮추는 한편 실제로 의무를 부담하게 될 수입국들의 현실적 어려움을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력히 전달했다. 김 장관은 이러한 관점에서 농업협상의 주요 골격을 정하는 `세부원칙'에 관한의장 초안에 명시된 관세와 보조금 감축수준이 지나치게 높아 농산물 수입국과 개도국들이 수용하기 어렵다고 지적하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UR협상에서 합의된방식을 채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또한 최근 배포된 비농산물 시장접근 분야의 의장초안에 무세화 협상 대상 분야의 하나로 수산물이 포함됐음을 상기하면서 반농반어가가 많고 소규모 어가로 구성된 한국 어업과 어촌의 어려움을 감안, 급격한 관세감축 보다는 점진적 감축방식이수립될 수 있도록 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다. 김 장관은 27일 벨기에 브뤼셀로 이동, 프란츠 휘슬러 EU 농업담당 집행위원을면담하고 향후 공조방안에 대해 협의할 계획이다. (제네바=연합뉴스) 오재석 특파원 oj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