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북부지역 등 비투기과열지구의 분양시장이 과열되면서 '분양권 야(夜)시장'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분양권 야시장이란 당첨자 발표 하루 전날 밤 모델하우스 인근에 형성되는 분양권 거래시장이다. 시장 참가자는 대부분 수도권 전역에서 몰려 온 '떴다방'(이동식중개업소)들이다. 야시장에서는 떴다방들이 서로 물건을 주고 받는 가운데 프리미엄(웃돈)이 형성된다. 공식적인 당첨자 발표는 다음날 아침에 이뤄지지만 전날 밤 12시가 되면 인터넷이나 전화자동응답서비스(ARS) 등을 통해 당첨 사실을 미리 알 수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야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최근 들어 가장 큰 분양권 야시장이 선 곳은 지난 16일 당첨자 발표가 있었던 경기도 일산 가좌지구 '벽산 블루밍'아파트 모델하우스 앞이다. 이 아파트의 당첨자 공식발표는 16일 아침 10시였다. 그러나 분양권 거래는 그 전날밤 12시부터 새벽3시까지 무더기로 이뤄졌다. 몰려든 떴다방들을 통제하느라 벽산건설의 모델하우스 직원들은 새벽 3시가 넘어서야 겨우 퇴근할 수 있었다. 당시 야시장에는 무려 1천5백여명의 떴다방이 참가했다. 벽산건설 관계자는 "수도권의 모든 떴다방들이 총집결한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12시 이전에는 물딱지들이 주로 거래됐다. 물딱지 거래는 당첨됐다는 것을 전제로 서로 매매가를 약속하는 거래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청약과열 현상을 빚고 있는 수도권 북부 등지에서 당분간 이 같은 야시장이 호황을 누릴 것으로 예상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