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부시 미 행정부가 이라크 전쟁을 반대했던 나라들과의 관계회복을 위한 외교노력을 벌이면서 나라별로 차등을 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라크전을 반대했던 국가들을 대하는 부시 행정부의 입장이 `프랑스는 처벌하고 독일은 무시하고 러시아는 용서하라'는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의 말로 요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라크전 지지를 밀어붙였던 폴란드와 스페인,불가리아등에 대해서는 특별한 감사를 표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부시 대통령이 오는 6월초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릴 G-8(세계 7개선진공업국+러시아) 정상회담에 참석할 계획이어서 이라크전 반대 국가들과 미국간에 어느 정도 화해가 이뤄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이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외국인들을 겨냥한 연쇄 폭탄테러가 발생한뒤 열리는 정상회담이라는 점에서 국제적 대 테러 노력을 배가한다는 합의를 제외하곤 많은 합의를 이끌어낼 가능성이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따라서 G-8정상회담의 구체적인 성과여부보다는 부시 대통령의 여정이 더 주목을 끌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정상회담 참석을 전후해 이라크전을 강력 지지했던 폴란드를 방문해 감사의 뜻을 전달할 예정이며 걸프지역의 카타르나 쿠웨이트도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 부시 대통령의 화해외교중 가장 관심을 끄는 국가는 단연 러시아. 부시 대통령은 G-8정상회담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고향인 상트 페테르부르크시를 방문, 이 도시 창설 300주년 기념식에 참석할 예정이며 지난 16일에도 전화통화를 갖고 양국간 현안을 논의했다. 전문가들은 이라크전 반대와 이란의 핵개발의혹에 대한 러시아의 지원문제에도불구하고 미국이 러시아와 가장 적극적인 화해노력을 펼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으로서는 테러와의 전쟁과 대량살상무기(WMD) 확산 저지을 위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협력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중국과 함께 러시아의 협력이 긴요한 실정이다. 이와 관련, 푸틴 대통령은 지난주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의 예방을 받은 뒤 기자회견을 통해 "물론 이라크 문제와 관련해 최근 많은 논쟁이 있었지만 우리는 이런의견차를 성공적으로 극복했다"고 밝혔었다. 미-러 관계의 회복조짐은 러시아 하원인 국가두마가 지난주 미-러 군축협정을비준한데서도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이라크전을 반대했던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와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에 대한 부시 대통령의 냉대는 풀리지 않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전쟁이 끝난후에도 슈뢰더 총리와 통화를 한 적이 없으며시라크 대통령과는 짧은 전화통화를 가졌을 뿐이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전후 슈뢰더 총리가 취한 화해제스춰에도 불구하고 그에대한 경멸감을 감추지 않고 있으며 시라크 대통령에 대한 반감 역시 깊어지고 있다. 특히 부시 대통령은 시라크 대통령을 자신의 크로포드 목장으로 당분간 초청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직접 밝힌데 이어 미 정부 관리들 사이에서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내 프랑스의 영향력을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이보 댈더 연구원은 단순히 이라크전 반대입장을 밝혔던 독일과 달리 프랑스는 조직적인 반대운동을 펼쳤었다고 지적하고 프랑스는 그 대가를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yc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