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운송하역노조 산하 화물연대의 집단행동이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산업부문의 피해가 커지고있다. 부산 화물연대 소속 조합원들은 총파업 강행 이틀째인 14일 부산대에 재집결해파업결의를 다졌고 경찰은 강경진압 방침을 재천명하고 나서 충돌이 우려된다. 수도권 물류의 핵심시설인 경기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경기ICD)는 이날 화물연대 경인지부와 위수탁지부 경인지회 소속 조합원들이 작업거부에 나섬에 따라 물류운송 기능이 사실상 마비됐다. 두 노조의 동조파업으로 경인ICD의 물류 수송률이 평소의 25%대로 급감했고 수도권의 수출입 기업들은 자체적으로 화물차량을 확보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경인ICD와 입주 운송업체들은 자체 보유한 차량들을 최대한 가동하는 등 수출입화물 수송에 나서고 있으나 폭주하는 물량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경인ICD 관계자는 "의왕기지는 수도권 소재 기업들의 수출입 업무를 담당하는내륙항만의 기능을 수행하는 곳"이라며 "화물수송이 장기간 중단되면 수출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전날 수원.구미.광주사업장에서 출고된 화물수송이 적정량의 30% 수준을 넘지 못하는 등 물류수송에 차질이 빚어지자 출하량을 크게 줄였다. 삼성전자측은 12일 기준으로 수원.광주.구미사업장의 미출고분이 850FEU(1FEU는40피트 컨테이너 1대 분량), 부두대기분이 860FEU 등으로 모두 1천710FEU가 출하 및선적차질을 빚고 있으며 피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877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파업피해가 늘어남에 따라 육로운송 대신 연안해안운송과 철도운송계획을 세우고 있다. 경인ICD를 통해 수출입 화물을 선적.하역하는 수도권의 다른 기업들도 컨테이너를 제때 확보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다급해진 기업들은 직접 화물차를 확보하거나 직원들의 차량을 이용해 수출입화물을 실어나르는 등 비상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안산 반월공단내 삼보컴퓨터는 자체적으로 화물차를 확보, 컨테이너 3대 분량의수입물품을 운송해갔으며 동양매직과 삼양통상 등도 회사차량으로 직접 운송하는 등이날 모두 6개 업체에서 물품을 실어 날랐다. 그러나 기지에 입고된 수입물품을 임시 차량으로 실어나르는 수입업체들과 달리수출업체들은 컨테이너를 확보하지 못해 선적기일을 맞추지 못하는 등 수출에 차질을 빚고 있다. 전날 '재택파업'을 벌였던 부산지부 조합원 1천500여명은 이날 경찰의 봉쇄를뚫고 부산대 학생회관 현관에 모여 지입제 철폐와 경우가 인하 등을 요구하며 파업결의대회를 가졌다. 화물연대 조합원들의 입장변화가 전혀 없는 가운데 민주노총도 기자회견을 갖고측면지원에 나섰다.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박진현 교육선전부장은 "정부가 화물연대의 요구안에 대해 오는 6월까지 입법을 추진하고 정치권도 약속을 한다면 사태는 원만히 해결될 수있지만 물리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 전국적인 파업사태가 발생할 것"이라고말했다. 경찰은 화물연대의 불법행위에 대해 사법처리 등으로 강경대응할 방침임을 재확인했다. 권지관 부산지방경찰청장은 "집단 운송거부에 의한 업무방해와 불법집회행위에대해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며 공권력 투입을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경찰은 부산대 주변에 7개 중대 800여명을 배치하는 한편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병력을 추가 투입하고 있다. 전남 광양경찰서는 이날 화물연대 광주.전남지부장 김장배(50)씨 등 3명에 대해체포영장을 신청했다. (의왕.부산=연합뉴스) 신정훈.김인유.강창구.박창수.최찬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