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산업단지 울산이 물류대란 회오리에 휩쓸려 들었다. 화물연대 울산지부가 부산지부의 총파업에 따라 동조파업에 들어가면서 울산 수출기업들의 컨테이너 및 일반화물 운송에 차질이 빚어지기 시작했다. 울산 컨테이너 화물의 14%를 차지하는 구미와 대구 등 다른 지역 수출기업들도 울산의 컨테이너와 일반화물 운송이 막히기 시작하면서 물류대란 비상이 걸렸다. 14일 울산 화물연대 파업으로 대동통운과 부산에 본사를 둔 국보 및 KTCT 등 3개 화물업체의 운송이 사실상 중단됐다. 이로 인해 울산본항 컨테이너 부두의 운송물량이 70% 가량 줄었다. 이들 3개 업체는 울산 전체 수출컨테이너 물동량의 70%인 월 5천9백개(20피트짜리) 가량을 처리하고 있어 울산지역 산업체들의 수출물류에 비상이 걸렸다. 당장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기업은 태광산업 등 화섬업체다. SK케미칼 태광산업 대한유화 효성 등이 수출물량을 선적하지 못하고 수입 원자재를 빼내오지도 못해 피해가 커지고 있다. 태광산업은 수출물량 8백여t을 선적하지 못하고 있는 데다 재고품을 보관할 임시 야적장마저 모자라 사태가 계속되면 오는 17일부터 일부 라인의 가동을 중단해야 한다. 하루 피해액만 20억원에 달한다. 같은 화섬업체인 효성도 3∼4일 내 파업이 해결되지 않으면 수출 타격이 불가피해진다. LG화학은 수출물량의 90%를 부산으로 실어내는데 울산~부산간 운송이 차질을 빚고 있어 수출선적이 집중된 이달 중순까지 사태가 진정되기를 고대하고 있다. 컨테이너 1백30개 분량의 수입 원자재가 부산항에 묶여 있는 현대중공업은 울산 화물연대의 파업 가담으로 육상운송이 불가능해지자 바지선으로 실어오느라 3배나 비싼 운임을 부담하고 있다. 이처럼 울산지역 기업들이 바지선 확보에 경쟁적으로 나서는 바람에 바지선도 동이 나 버렸다. 알루미늄 제조사인 알칸대한은 원자재 수송이 안돼 15일부터 일부 공정의 가동을 중단키로 했다. TV브라운관과 LCD 등을 생산하는 삼성SDI 부산사업장은 동남아 등지의 해외 현지공장에서 국내계약 수출물량을 대체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