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물류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항공 운임이 지난해말 이후 30% 가량 오르고 국제해상 운임이 25∼30% 오른 데 이어 최근 화물연대 파업 여파로 육상운송료도 최고 30%까지 치솟을 전망이어서다. 특히 국내외 선사들이 육상운송료 인상 부담을 하주기업들에 전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항공 운임도 대체 수요가 몰려 덩달아 뛸 조짐이어서 육·해·공 운임 상승은 '도미노 게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이에 따라 매출액 대비 11%를 넘나드는 국내 기업들의 물류비용은 올 상반기 중 14%선에 육박할 전망이어서 물류비용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97년(12.9%)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항공=지난해 9월말 미국 서부항만 마비사태로 국제 항공화물 운임은 평균 17.5% 올랐다. 해운 쪽과 마찬가지로 북미·유럽지역에 수출 화물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 지속적인 오름세를 타고 있다. 지난달부터는 kg당 1백20∼2백40원의 유류할증료까지 매기고 있어 하주들의 원가 부담이 더욱 높아졌다. 항공업계는 화물연대의 파업이 조기에 종결되지 않을 경우 지난해 서부항만 사태 때처럼 항공운송 수요 증가와 함께 운임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운=올들어 아시아~유럽노선이 FEU(40피트짜리 컨테이너)당 6백65달러 오른 데 이어 아시아~미주노선도 5월 들어 7백달러씩 올랐다. 특히 아시아~미주노선의 경우 다음달 15일부터 10월말까지 성수기 할증료(FEU당 3백달러)가 부과될 예정이어서 이 기간 중 북미지역에 가전제품이나 타이어를 수출하는 업체들은 연초 대비 최고 40% 이상의 운송 비용을 추가로 부담해야 할 상황이다. 현재 물동량 증가 추세와 수요 우위의 해운시장 여건을 감안하면 이같은 해상운임 상승세는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타이어는 가격에 비해 부피가 커 운임 인상의 직격탄을 맞는다"며 "성수기를 맞아 수출이 활기를 띤다고 하더라도 '헛장사'를 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육상=화물연대 파업으로 포스코를 비롯한 관련 기업들의 육상운송비는 종전보다 15∼20% 가량 상승했다. 화물연대 각 지부의 관련 협상이 완전 타결되면 기업들의 물류비용은 최고 30%선까지 상향 조정될 전망이다. 포스코의 경우 운송계약업체들이 화물연대와의 협상을 통해 운송료를 15% 인상키로 함에 따라 현재 연간 9백80억원 수준인 국내 운송비용이 1천1백20억원으로 늘어나게 됐다. 삼성전자 역시 물류 자회사인 토로스를 통해 지급하는 운송료가 화물연대 경인지부와의 협상으로 대폭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토로스의 경우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삼성SDI의 국내 운송까지 담당하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 전자관련 계열사의 운송비 부담이 전반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제조업체의 물류비 상승이 '원가 상승→제품가격 인상→가격경쟁력 약화'로 나타날 것이 뻔하고 육·해·공 운송시스템이 상호 보완 내지는 대체재의 성격을 띠고 있어 동시다발적으로 운송료가 인상될 공산이 크다. 독일 선사인 하파그로이드 관계자는 "육상 운임 체계가 복잡하고 선사와 하주들이 동시에 분담하는 형태들이 많아 운임 인상분의 일부를 하주들이 분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일훈·이심기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