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지명 수배한 사담 후세인 전(前) 이라크 대통령 측근 인물 가운데 홍일점으로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에 관여해온 핵심 여성 과학자 1명이 체포됐다. 미군의 지명 수배자 명단 55명 가운데 53번째로 올라있는 후다 살리 마흐디 아마시(49)가 지난 4일 바그다드에서 연합군에 검거돼 조사를 받고 있다고 미국방부관리들이 5일 전했다. 미군은 생화학무기 프로그램에 깊숙이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는 아마시가 체포됨에 따라 그 동안 이라크 침공의 명분으로 삼았던 대량살상무기 개발 증거를 찾을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담 후세인 정권 붕괴후 시리아로 도피한 것으로 알려졌던 아마시는 미군이 바그다드 점령 이후 중요 수배자 명단과 사진을 부착한 포커카드 55장 가운데 `하트 5'에 해당하는 인물이다. 익명을 요구한 미군 관리는 "아마시의 검거는 생물무기 프로그램과 관련한 추가정보를 얻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종전 이후에도 발견되지 않고 있는 대량살상무기 은신처 파악에 필요한 단서가 확보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지난 3월 20일 이라크전이 발발한 직후 비디오테이프에 녹화돼 TV방송으로 방영된 후세인 대통령의 핵심 참모 회의 장면에 사담 후세인의 아들인 쿠사이 옆자리에스카프를 두르고 군복을 입은 모습으로 앉아 있어 눈길을 끌었던 그녀는 언론에 의해 `탄저균 여사'라는 별명이 붙여지기도 했다. 수배자 명단에 `바트당의 청년.학생국 의장'으로 기술돼 있는 아마시는 이라크지휘부인 18명으로 구성된 집권 바트당 평의회의 유일한 여성인데다 당의 지역사령관도 겸했다. 그녀는 또 이집트, 요르단, 레바논과 예멘 등에서 열리는 여성 협의회에서 이라크 대표로 활동했다. 이라크 태생으로 4명의 자녀를 둔 그녀는 79년 미국 텍사스주립대에서 미생물학석사학위를 받은 데 이어 83년에는 미주리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귀국 후 바그다드대학 미생물학 교수와 과학대 학장을 맡았다. 특히 귀국후 유엔 무기사찰단에 의해 이라크 생물학 무기프로그램의 아버지로불리는 나시르 알-힌다위 아래서 훈련을 받았다고 미 관리들은 전했다. 한편 그녀의 아버지는 60년대 유명한 혁명가로 70년대 사담 후세인 집권 이후당시 권력기구인 혁명지휘평의회 부의장을 지낸 뒤 러시아.핀란드 대사 등을 지냈으나 갑작스럽게 사망했다. 당시 반대파들은 그가 바그다드에서 후세인에 의해 독살당했다고 주장했다. 미군 고위 장교는 "그녀는 대량살상무기의 범위와 진척도 등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갖고 있기 때문에 55명의 수배자에 포함됐다. 그녀는 미생물유전공학 분야에서핵심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워싱턴 AFP.AP=연합뉴스) had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