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지난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북-미-중 3자회담에서 핵 폐기 및 미사일 수출 중단 등의 용의를 표명하며 후속 협상을 제안한 것으로 29일 전해졌다. 북한은 이같은 제안과 함께 미국의 대북 체제보장, 불가침확약, 경제지원 및 궁극적인 관계정상화를 요구하는 포괄적 타결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영관(尹永寬) 외교장관은 이날 국회 남북관계특위에 출석, "북한은 미국이 체제안전보장 등 북한의 요구를 수용한다면 북한도 미국의 핵문제 관련 우려를 해소할 수 있다는 내용의 핵문제 해결방안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또 "지난 23일 중국 외교부 왕 이 부부장 주최 3국 대표단 만찬시 북측 수석대표인 리 근이 제임스 켈리 차관보와의 별도 만남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북측의 핵보유 시인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이에 앞서 28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북한이 3자회담에서 핵무기 및 미사일 프로그램을 다룰 협상을 미국측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파월 장관은 "북한은 궁극적으로 그들의 핵 능력과 미사일 활동을 다룰 계획을 제안했으나 그 대가로 상당한 어떤 것(something considerable)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주 베이징에서 열린 3자회담은 매우 유용했던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북한은 자신들이 하고 있는 많은 일들을 인정했고, 사실상 이것들이 추가 논의의 대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핵실험 위협을 했다는 보도와 관련, "북한은 `실험'이라는 말을 결코 사용하지 않았다"면서 "그들은 (핵무기와 관련) 이런 저런 방법으로 보여줄 수 있는 그런 능력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고, 그 무기들을 제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면서 북한이 핵무기 폐기를 시사했음을 밝혔다. 그는 "북한은 모든 핵 프로그램을 제거할 수도 있다고 말했으며, 미사일 수출도 중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바우처 대변인은 "우리는 그들이 말한 것들, 제안들, 허세, 위협, 성명들을 전부 전체 문맥속에서 검토하고 분석하고 다음 조치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힌 뒤 북한이 요구한 반대급부에 대해서는 "특정한 사항들의 목록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우리는 처음부터 시작돼서는 안되는 일이었던 핵무기 프로그램의 제거를 위해 보상하지 않겠다는 것을 분명히 밝혔다"면서 "그래서 `당신이 이런 저런 것들을 해주면 우리는 이런 것을 하겠다'는 제안은 제약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미.일 3국은 북측의 제안내용을 바탕으로 각자 내부검토를 마친 뒤 조만간 대북정책조정감독(TCOG) 회의를 열고 구체적인 대응책을 논의할 방침이다. 우리 정부는 일단 북핵문제의 포괄적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중재 노력을 펼친다는 방침아래 한.미.일 3국 공조 강화 및 중국측과의 적극적인 협력에 나설 방침이다. 이와 관련, 라종일(羅鍾一) 청와대 국가안보보좌관은 내달 3일까지 예정으로 이날 방미했다. 라 보좌관은 방미기간에 콜린 파월 국무장관,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 등을 만나 공동 대응책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연합뉴스) 황재훈 기자 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