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감염자가 2천명을 넘어선 가운데 전세계가 사스로 인해 입는 피해액은 약 30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사스 주요 피해지역인 중국과 홍콩, 싱가포르, 캐나다 등에서는 지난 주말 25명이 추가로 사망하고 180여명의 신규 감염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가운데 첫 사스 사망자가 발생한 대만을 비롯해 중국, 캐나다 등 피해 각국은 사스 확산 방지를 위한 총력전에 돌입했다. ◇ 경제적 손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 최신호는 전 세계에서 사스로 인한 경제적 비용이 300억달러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아시아 이외 지역 가운데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캐나다 토론토는 사스 발병으로하루 3천만달러의 피해를 입고 있다고 J.P. 모건 증권사가 추산했다. 캐나다의 사스 사망자 20명 전원과 환자 344명 중 269명이 토론토에서 집중 발생했다. 아시아에서는 한국과 중국이 사스 여파로 관광 수입, 소매업, 생산성 부문에서각각 20억달러의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일본과 홍콩 역시 각각 약 10억달러의 피해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타임은 또 토론토의 의료진이 사스 확산을 저지시킬수 있는 초기 기회를 놓쳤다고 주장했다. ◇ 중국은 확산, 홍콩은 진정= 중국 위생부는 27일 하루 9명이 숨지고 161명이감염돼 사스 사망자 수는 131명, 감염자 수는 2천914명으로 각각 늘었다고 밝혔다. 수도 베이징에서만 이날 8명의 사망자가 새로 발생, 사망자 56명, 감염자 1천114명을 기록했다. 또한 중국 대륙 31개 성.시.자치구 중 26개 성시에 이미 사스가 확산됐으며, 동북부 하얼빈에서도 감염자가 발견, 사스가 사실상 대륙 전체에 번진 상태이다. 홍콩에서는 27일 하루 동안 12명이 사스로 사망, 지금까지 모두 133명이 사스로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일 사망자 수가 12명을 기록한 것은 이달 들어 두번째이다. 그러나 하루 최대 80명까지 기록했던 사스 신규 환자 수는 이날 16명에 불과해감소세를 보였다. 보건 전문가들은 무더위의 시작으로 홍콩과 중국 남부에서는 사스바이러스가 퇴조 국면에 들어서지 않았느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 대만에서도 첫 사스 사망자가 발생했다. 대만 당국은 57세 남성이 26일 밤 사스로 사망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이 남성은 몇주 전 홍콩에서 귀국한 뒤 사스 진단을받은 형제의 방문을 받고 사스에 감염, 숨졌다. 캐나다와 싱가포르에서도 추가 사망자가 나왔다. 캐나다에셋 이날 온타리오주출신의 여성(79)이 사스로 숨져 사망자 수가 21명으로 늘어났다. 싱가포르에서는 지난 22일 숨진 외과 의사(37)가 사스 사망자로 분류돼 사스 사망자 수가 22명으로 불었다. 하지만 약 6주 전 싱가포르에서 사스가 첫 발병한 이래이날 처음 신규 감염사례가 보고되지 않았다. ◇ 中.대만, 사스와의 전쟁 = 대만은 이날 사스 사망자가 처음 발생함에 따라사스 위험국에서 입국하는 외국인에 대한 비자 발급을 임시 중단했다. 여우시쿤(游錫坤) 대만 행정원장은 정부가 27일부터 2주간 중국, 홍콩, 싱가포르, 토론토(캐나다)에서 입국하는 사람에 대한 비자 발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그는 "사스와의 싸움은 전쟁을 벌이는 것과 같다"면서 "우리는 보이지 않는 적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대만 정부는 또 중국, 홍콩, 싱가포르, 토론토 등지에서 입국한 내국인에 대해서도 10일간 격리토록 했다. 사스 초기 은폐 위주 대응책으로 국제사회의 비난을 산 중국은 26일 베이징내 PC방, 극장, 비디오방, 당구장 등 대중이 모이는 문화오락 장소의 영업을 전면 중단시켰다. 이와 함께 중국 베이징시 당국은 세계보건기구(WHO)에 전적으로 협력할 것임을거듭 천명했다. 류치(劉淇) 베이징시 당서기는 27일 헨크 베케담 WHO 중국 대표와 만나 국제 도시로서 베이징이 세계적인 사스와의 전쟁에 적극 동참하길 강력히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이밖에 싱가포르는 대형 식당가와 시장 수십곳을 폐쇄하기로 했으며 모든 사람의 병원 방문을 금지할 방침이다. 필맴 정부도 국가 비상상태를 선포하고 격리조치 위반자에 대해서는 강제 구금하기로 했다. (베이징.홍콩=연합뉴스) 조성대.권영석 특파원 sdcho@yna.co.kr ys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