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3일 베이징에서 개막된 북.미.중 3자회담에서 핵보유 및 핵 제조를 위한 재처리를 시인한 것은 미국의 핵시설 공격을 막기위해 고의로 과장한 '엄포용'일 수도 있으며, 이로 인해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등 미 행정부내 '매파'들의 입김이 드세질 것이라고 뉴욕 타임스가 25일 분석했다. 타임스 인터넷판은 리근 아주국 부국장이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 등 참석자들에게 언급한 '핵보유' 주장이 미 정보당국이 "지난 10년간 보유해온 것으로 추정"해 온 2기의 핵무기를 뜻하는 것인지 아니면 미국의 공격을 막기 위해 핵보유 능력을 과장한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논평했다. 백악관은 부시 대통령이 북한의 핵보유 천명에도 불구,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들과의 대책 논의 이전엔 이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5월중 워싱턴을 방문하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주니치로 고이즈미(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와의 개별 정상회담 이후에나 북핵 사태에 대한 미 정부의 공식 반응이 나올 것임을시사했다. 미 정부 관계자들은 24일 밤 북한의 주장중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핵공갈' 정도는 어떠하며 협상 가능한 부분은 무엇인지 등에 대한 분석작업을 벌였다. 미 정부 관계자는 "단지 놀란 것은 북핵 보유 사실보다 이를 공개한 점"이라고강조한 뒤 "아직 핵실험을 하지 않은 이들이 탄도미사일에 실어 나를 수 있는 핵무기를 하나라도 만들 수 있는지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강조했다. 타임스는 미 정부 관계자들이 "뉴스로 간주할 수 없는" 북핵 보유 문제보다도핵무기를 최대 6기까지 제조할 수 있는 핵재처리 시설 가동 주장에 더욱 곤혹스러워하고 있다고 논평한 뒤 핵재처리 재개가 사실이라면 부시 행정부는 대책 강구를 위한 시간이 수개월밖에 안된다고 우려했다. 신문은 또 북한이 이번 회담에서 공식적 또는 비공식적으로 미국과 핵 프로그램중단을 위한 협상에 임할 의사를 밝혔는지 여부가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로버?아인혼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미.북 협상의 핵심은 이제 북핵보유여부가 아니라 핵무기를 어떻게 처리할 준비가 돼 있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또 워싱턴 관리들이 켈리 차관보의 귀국 후 회담 내용을 브리핑 받은 뒤에야 북핵 문제 등에 대해 정확히 판단할 수 있겠으나 이들은 이미 향후 북핵 처리방안을 놓고 심도 있는 논의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또 북한이 핵보유 사실을 시인함에 따라 최근 '중국과 협의하에 북한 정권교체' 당위성을 개진한 메모를 정부내 회람시킨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 등행정부내 '매파'들이 "우리가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말했잖아!"라는 식으로 '비둘기파'들을 몰아 붙일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홍덕화기자 duckhw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