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영화인협회는 미국과 영국이 이라크전쟁을 주도한데 항의해 최근 자국 영화팬들과 비디오 대여점들에 대해 미국과 영국영화를 보이콧하도록 요청했다고 이집트 언론들이 21일 보도했다. 영화인협회의 보이콧 성명이 발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집트 극장들이 미국과 영국산 영화 상영을 중지하는 등 국민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미국 영화는 지금까지 이집트 젊은이들 사이에 최고의 인기를 누려왔지만 보이콧에 동조하는 영화팬들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이집트 영화산업협회의 무니브 알-샤페이 회장은 주간지 알-마잘라 최신호 회견에서 영화산업 수익이 이라크 전쟁 이전에 비해 50% 이상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라크 전쟁으로 미국에 대한 아랍권 전체의 증오심이 고조되면서 미국 영화를 보기위해 극장을 찾는 관람객들의 발길이 뚝 끊어진 게 주원인이다. 카이로 중심가 람시스 힐튼 극장의 유셉 아지즈 사장은 입장권 판매 수입이 급감해 영화 상영 프로그램을 대폭 축소했다고 밝혔다. 그는 어떤 프로그램의 경우 관람객이 한명도 없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영화업자들은 인도산 영화 수입을 재개해야 할 입장이라고 신문들은 전했다. 이집트 자체 제작 영화만으로는 카이로와 전국 영화관들의 엄청난 수요를 충족시킬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영화업자들은 이라크 전후 처리 과정이 순조롭지 못하거나 미국과 시리아간 위기가 고조될 경우, 반미 감정이 영화는 물론 다양한 미국 문화상품에 대한 불매운동으로 번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며 울상이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