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핵잠수함' 김병현(24.애리조나)이 마침내메이저리그 첫 선발승을 따냈다. 김병현은 20일(한국시간) 미국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을 5안타 3실점으로 막아팀의 4-3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지난해까지 구원 투수로 활약하다 올 시즌 선발로 보직을 바꾼 김병현은팀 타선의 침묵으로 3연패를 당한 끝에 시즌 4번째 등판만에 첫 승을 거뒀다. 메이저리그 들어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김병현은 이날 98개의 공을 던져 62개를 스트라이크존에 꽂았고 삼진은 1개 밖에 없었지만 볼넷도 3개만 허용하는 뛰어난 제구력을 자랑했다. 그러나 방어율은 종전 3.71에서 3.75로 다소 나빠졌다. 김병현은 또 올 시즌 첫 안타를 2루타로 장식하며 타점도 올렸다. 지난 경기에서 부러진 방망이에 발목을 맞아 등판이 불투명했던 김병현은 침을맞은 것이 효과를 봐 마운드에 설 수 있었다. 김병현은 "빨리 움직일 때에는 약간 통증이 있기는 했지만 참고 던질만 했다"고말했고 밥 브렌리 감독도 "까다로운 카디널스 타선을 효과적으로 막아낸 뛰어난 피칭이었다"고 김병현의 투혼을 칭찬했다. 1회를 삼자범퇴로 처리한 김병현은 2회초 공격에서 1-0으로 앞선 2사 3루에서극단적인 전진 수비를 펼친 상대 우익수의 키를 넘기는 1타점 2루타를 터트렸다. 공수 교대 후 김병현은 볼넷과 2루타로 무사 2, 3루의 위기를 맞았지만 티노 마르티네스를 짧은 외야 플라이로 처리한 뒤 엘리 마레로를 투수 앞 땅볼로 유도해 홈으로 쇄도하던 3루 주자 짐 에드몬즈를 잡아내는 기민함을 자랑했다. 후속 타자도 투수 앞 땅볼로 처리하며 위기를 넘긴 김병현은 3회에는 몸에 맞는공을 하나 내줬지만 도루 시도를 저지하며 공 8개만으로 간단하게 이닝을 마쳤다. 애리조나가 추가점을 뽑지 못한 가운데 김병현은 4회 집중 3안타로 역전을 허용,다시 한번 승리를 날리는가 했다. 에드몬즈의 볼넷에 이은 에드가 엔테리아의 안타로 몰린 1사 1, 2루에서 마르티네스에게 적시 1타점 2루타를 맞았고 후속 마레로를 2회와 같이 다시 한번 투수 앞 땅볼로 유도했지만 이번에는 홈에서 한발 늦어 동점을 허용했다. 이어지는 1사 1,3루에서 마이크 매서니에게 적시타를 맞아 역전까지 허용했지만다행히 후속 두 타자를 모두 투수 앞 땅볼로 잡아내 더 이상 실점하지 않았다. 그러나 애리조나 타선은 5회초 루이스 곤잘레스가 시원한 2점 홈런을 날려 재역전에 성공하며 김병현의 어깨에 힘을 불어 넣었다. 5회말을 1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낸 김병현은 6회도 3구 삼진을 포함해 삼자범퇴로 처리하며 첫 승을 향한 의지를 불태웠다. 7회도 수그러들지 않은 구위로 상대 타선을 볼넷 1개만으로 요리한 김병현은 8회말 마이크 마이어스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애리조나는 마이어스가 첫 타자에게 안타를 맞아 불안했지만 곧바로 투입된 마무리 매트 맨타이가 2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역투하며 불을 꺼 김병현의 소중한승리를 지켰다. 맨타이로서도 시즌 첫 세이브였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