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 국민 생활속으로 파고드는 과학 대중화시대를 열자." 4월 '과학의 달'을 맞아 과학문화 확산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바이오 기술(BT) 정보기술(IT) 등 6T로 꾸며지고 첨단 불연성 신소재로 만든 과학열차가 운행에 들어갔다. 서울 동숭동 대학로에서는 20일 과학과 문화가 어우러지는 거리의 과학축제가 펼쳐진다. 과학기술 분야는 더 이상 과학자나 연구원 엔지니어 등의 전유물이 아니다. 참여 정부는 국가공약 과제로 과학기술 중심사회 구축을 내걸고 과학문화 확산에 온힘을 쏟고 있다. 시민단체를 포함한 일각에서는 국민들이 과학 향수권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과학기술계에서는 "이제는 패러다임을 전환, 과학기술 성과물이 경제 및 사회 모든 분야에 파고들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외국에서는 어떤가 =과학기술 대중화 역사는 로마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근세에는 영국이 19세기 중반 언론주도로 과학대중화에 앞장섰다. 19세기 급격한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과학자들과 일반인들과의 괴리가 심해지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대중화 작업을 펼쳤던 것이다. 영국이 19세기말 초강국으로 거듭 태어나는 데는 과학대중화가 한 몫했다. 미국도 뒤질세라 20세기들어 지방에 과학관을 설치하고 과학자가 대중 강연에 나서는 등 과학기술 운동을 펼쳤다. 이에 힘입어 미국은 과학관을 2천여개나 설립했으며 연간 입장객만도 8천만명에 이르고 있다. 영국도 지난 94년 과학공학기술 대중이해팀을 설치해 과학문화사업을 획기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일본도 과학기술이해증진운동을 추진하고 과학기술진흥사업단을 발족하는 한편 2000년에는 과학 전문TV채널을 설립하기도 했다. ◆ 국내 현황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과학 문화운동을 펼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1년.정부는 과학기술기본 계획에 과학기술 문화부문 계획을 수립하고 한국과학문화재단을 과학기술문화 확산을 위한 전담기관으로 지정, 본격적인 과학문화운동을 펼치도록 했다. 이에 따라 과학에 대한 인지도가 조금씩 높아지고 있으나 아직은 관심도가 낮은 편이다. 과학문화재단이 과학기술에 대한 국민이해를 조사한 결과 한국의 '과학기술 주목층(관심이 있으면서 지식을 갖춘 사람)'은 4%로 미국의 10%에 비해 훨씬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IMD의 국가경쟁력 보고서에도 한국 젊은이의 과학기술에 대한 관심도는 세계 22위에 그치고 있다. ◆ 과학문화시대를 연다 =참여 정부는 제2의 과학기술입국을 내걸고 국민의식개혁을 위한 과학문화 운동에 나서기로 했다. 정부는 과학문화재단 과학기술정책연구원 과학기술기획평가원 산업기술재단 정보문화진흥원 등의 전문가 13명으로 태스크포스를 구성, 이달중에 과학기술 문화창달을 위한 기초자료를 수집키로 했다. 이달 말에 과학문화에 관한 국민참여 워크숍을 개최, 의견을 수렴한 뒤 7월에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국가과학기술위원회에 상정할 방침이다. 올해 정부 연구개발 예산의 0.6%(2백88억원)에 불과한 과학기술분야 문화예산 비중을 2007년까지 3%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또한 과학문화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2006년 수도권에 국립과학관을 신축하고 광역자치단체에 7개의 국립과학관을, 시.도에 29개 과학관을 각각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과학기술인들이 각종 연구소 및 대학 학회 등에서 연 1회 이상 과학대중화 활동을 하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민간 과학기술문화단체를 현재 40개에서 5년 뒤엔 1백개로 늘린다는 목표다. 최영환 한국과학문화재단 이사장은 "이제 과학문화는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과학기술혁명을 일궈내는 21세기의 키워드"라고 강조했다. "과학문화의 뒷받침 없이는 새로운 과학기술이 발전될 수 없고, 진정한 사회 발전을 위한 정신구조를 형성할 수 없으며, 윤택한 삶의 질을 실현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이 바로 정부의 과학문화분야에 대한 폭넓은 지원이 따라야 할 때"라고 힘주어 말했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