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IT기업의 올 상반기 실적이 기대이상으로 나타나면서 '반도체 경기 회복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는 세계 IT경기의 침체와 이라크전발발로 실적이 크게 악화될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1-3월 매출과 순익이 작년대비 소폭 감소하거나 증가했다. 아직 북핵위기, 전세계적인 경기침체 지속 등 불안요인이 남았지만 2분기 이후에는 이라크전 종전으로 수요심리가 회복되면서 기업 및 개인의 PC교체가 본격화되고 이를 통한 반도체경기 회복이 어느 정도 가능하리라는 예측이다. ◆IT기업 실적 호조 = 세계 최대의 반도체 메이커인 미국의 인텔은 올 1분기에순익이 9억1천500만달러(주당 14센트)로 작년 같은 기간의 9억3천600만달러(주당 14센트)에 비해 다소 줄었다. 매출도 67억5천만달러로 1년전 67억8천만달러에서 3천만달러 감소했다. 그러나 이는 시장 조사기관인 톰슨퍼스트콜이 최근 주요 분석가들을 대상으로실시한 조사에서 인텔의 주당이익(EPS)이 12센트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비춰봤을때 기대이상이라는 평가다. MS는 1-3월 매출이 작년 72억5천만달러에서 78억4천만달러로, 순익은 27억4천만달러에서 27억9천만달러로 늘었다. 18일 1분기 성적표를 내놓은 삼성전자는 순익이 1조5천억원대로 전년 동기 1조9천억원보다 크게 줄 것으로 보이지만 2분기 이후에는 회복세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장비업체인 주성엔지니어링[36930]은 3년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반도체 회복요인 = 우선 이라크전 종전을 들 수 있다. 이라크전을 이유로 투자를 꺼렸던 주요 대기업들이 서서히 PC교체에 나설 조짐이며 인텔의 노트북 무선랜전용 반도체 센트리노 판매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D램은 지난 2년간 극심한 불황속에 일본 도시바가 D램에서 철수했고 마이크론,하이닉스 등 세계 2~3위 메이커의 투자지연으로 공급 여력이 약해진 반면 플레이스테이션, X-BOX 등 게임기와 동영상 휴대폰 시장의 확대로 수요는 확대되고 있다. 올초 급락세를 보이던 현물시장에서의 DDR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메이커들이 대형거래선과의 고정거래가 협상에서 인상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이때문이다. 불과 2-3년전만해도 시장규모가 50억달러에도 못미치던 플래시메모리는 100억달러 시장으로 커졌다. 이날 국내 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05930], 하이닉스[00660], 주성엔지니어링[36930] 등 반도체 업종이 큰폭으로 오름세를 보인 것은 이를 반영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전망 = 반도체 경기가 2분기 이후 회복국면에 접어들어 내년부터 본격적인 상승세에 진입할 것이라는데 대해 이견을 다는 전문가는 거의 없다. 북핵위기와 이라크전 이후 테러공포 등 불안요인이 확실히 제거되지 않아 회복시기가 다소 늦춰질 수 있다는게 문제다. 동양증권 민후식 애널리스트는 "D램 가격의 바닥다지기는 5-6월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 반도체 회복의 고비는 2분기"라면서 "불확실성만 제거된다면 반도체 경기는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상승세를 타기 시작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유경수기자 yk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