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는 10일 미군의 바그다드 함락을 환영하면서도 이라크 재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경제동물적 성향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나 이라크 편을 든 시리아와 이란 팔레스타인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 환영 일색의 서방권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바그다드 함락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간단하게 소감을 피력했다. 그는 "재건 등 풀어야 할 난제들이 적지 않고 저항세력도 아직 남아 있다"며 승리의 기쁨을 자제했다. 반전의 핵심인물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전쟁을 조속히 매듭지을 것을 당부하면서 이라크 복구사업의 공정한 처리를 주문했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바그다드 함락은 종전 임박을 알리는 '행복한 징조'"라고 말했다. ◆ 중동국가들은 반응 엇갈려 =이라크 전쟁으로 가장 큰 변화의 바람이 불어닥칠 중동 국가들은 바그다드 함락 소식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알 아흐메드 알사바 쿠웨이트 외무장관은 "승리를 자축하는 이라크 형제들의 모습에 기쁨을 감출 수 없다"고 말했다. 모하메드 하타미 이란 대통령은 "전후 이라크 재건과정에 적절하고 현실적인 '실용주의적' 접근 방법이 필요하다"고만 언급, 미국의 승리에 별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개전 후 이라크를 응원했던 시리아인들은 후세인 정권이 생각보다 빨리 붕괴된 사실에 대해 놀라는 분위기였으나 시리아의 정치평론가 이마드 슈아이비는 "이라크군의 마지막 거센 저항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