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오는 10일 열릴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달 콜금리 목표를 현행수준(4.25%)으로 동결할 전망이다. 미-이라크전쟁, 북핵사태, SK글로벌문제, 세계 경제침체 등에 따른 소비.투자위축으로 경기가 현저하게 가라앉고 있지만 금리정책으로 투자와 소비를 부양할 수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콜금리는 작년 5월 4.0%에서 4.25%로 인상된 이후 제자리걸음이다. 이에따라 이번 금통위의 관심은 금리 변경 여부보다 한은 집행부가 보고할 올해 경제전망 수정치에 쏠리고 있다. ◆ 시장 컨센서스는 콜금리 동결 시중엔 자금이 넘쳐나고 금리는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일 정도로 충분히 낮지만소비와 투자로 돈이 흐르지않고 물가는 뛰는 상황이 올들어 지속되고 있다. 이른바 '유동성 함정'에 빠져 금리정책이 경제침체를 타개하는데 아무런 도움이되지 못하고 있다. 경기위축속에 물가만 뛰는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은 고위관계자는 "미-이라크전쟁의 진전 상황과 전후처리, 북핵사태, 카드채문제 등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 "통화정책 변경을 서두를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경제연구소 권순우 수석연구원은 "지금의 경제상황이 좋지않은 것은 분명하지만 통화정책 변경이나 재정확충으로 경기를 부양할 시기는 아니다"며 "이라크전의추이와 유가동향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 김기승 연구위원도 "금리를 내린다고 해서 소비와 투자 증가를 기대할 수 없다면 정책수단으로서의 금리 변경은 아무런 의미가 없을 것"이라며 "상반기중에는 이런 분위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 한은 경제전망 수정 관심 한은은 당초 계획을 앞당겨 이번 금통위에 작년 12월 발표했던 올 해 경제전망을 공식 수정해 보고하기로 했다. 한은 관계자는 "미-이라크전쟁, 북핵사태 추이, 카드채문제 등 불투명한 부분이너무 많지만 경제여건들이 많이 바뀐 상황에서 전망 수정을 마냥 미루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한은은 이라크전쟁 이후의 세계경제를 어둡게 보는 국내외 연구기관들이 늘어나고 있고 국내 투자와 소비가 잔뜩 위축돼 있는데다 북핵문제 등 암초가 산적한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아직은 수출이 버텨주고 있고 바그다드 함락이 초읽기에 들어가는 등 미-이라크전황이 급속히 연합군쪽으로 호전된데다 유가가 안정을 되찾은 것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이에따라 한은은 성장률(GDP) 전망치를 기존 5.7%에서 4%대, 경상수지는 20억∼30억달러 흑자에서 균형 또는 소폭흑자, 소비자물가상승률은 3.4%에서 3%대 후반 등으로 수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최근 발표된 LG경제연구원의 경제전망 수정치(성장률 3.8%, 경상수지 12억달러 적자, 소비자물가상승률 3.8%)와 비교, 경상수지와 물가는 비슷하지만 성장률은 높게 본 것이다. 한은 고위관계자는 "미-이라크전이 장기화하고 고유가가 지속되지 않는한 4% 이상의 성장은 가능하며 소비자물가도 유가가 안정된다면 4% 이상 상승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