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쟁 7일째를 맞은 26일 연합군은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진격에 앞서 남부지역 거점도시인 나자프와 바스라를 평정하는데 전력을 기울였다. 바그다드 전투에 충원될 예정인 쿠웨이트 주둔 미 제4보병 사단과 제3기갑연대의 빠른 북상을 위해선 남부 거점 도시에 대한 완벽한 장악이 필수적이란 판단에 따른 것이다. ◆ 나자프 혈전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쿠웨이트 국경과 바그다드 중간에 위치한 나자프 전투다. 유프라테스 계곡 동부에 위치한 나자프는 이라크 서부와 바그다드로 갈라지는 병목 지점이라는 점에서 전략적 요충지로 꼽혀왔다. 이 때문에 이 곳을 거쳐 지난 24일 바그다드로부터 80㎞ 지점까지 진출했던 미 제3보병 사단과 7기갑연대는 이날 병력중 일부를 나자프로 되돌려 완전 장악에 나선 것이다. 이라크군은 비정규 조직인 '페다인'까지 동원, 로켓포와 화염 방사기 등을 픽업 트럭과 스포츠카 등에 싣고 연합군에 맞섰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나자프에서 이라크 전 개시 이후 최대 전투를 치렀다"며 "지난 24시간동안 약 6백50명의 이라크군이 사살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전투에서 격돌한 이라크군은 수천명에 이르는 '페다인(민병대 조직)'과 정규군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미군측 피해자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 움카스르 함락 =바스라에선 시아파 반군들이 봉기를 일으켰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연합군의 공격 수위도 높아져 이라크군이 내외에서 협공당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영국 해병대를 주축으로 한 연합군은 바스라 지역 외곽에 위치한 바트당 건물을 집중 공격했다. 이 지역에서 활동중인 이라크 비정규군을 와해시키기 위한 의도라고 연합군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와 관련, 미 국방부는 "전투지역에서 민간인 복장을 한채 미군을 공격하는 이라크군 비정규군이 각 도시별로 2천∼3천명 정도 되는 것으로 추산된다"며 "이들을 제압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걸프만 항구도시인 움카스르는 끝내 점령됐으나 인근 나시리야에서는 격렬한 전투가 계속돼 1백70명의 이라크군이 생포됐다. 군사전문가들은 "지원 병력의 충원과 이번 전쟁의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 후방 거점 도시 장악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