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이라크 전쟁이 시작됐다. 미군이 우리 시간으로 어제 오전 11시40분께 이라크군 지휘부가 은신해 있는 곳으로 추정되는 바그다드 모처를 향해 수십발의 크루즈 미사일을 발사함으로써 공습을 개시한 것이다. 대규모 공습에 이어 조만간 미·영 연합군이 이라크 영내로 진격해 지상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로선 이변이 없는 한 미국측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날 것이 분명해 보이지만, 승패와 관계없이 이번 전쟁이 세계 정치·경제에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제 전세계는 이라크전이 빨리 끝나기만을 바라고 있다. 전쟁으로 이라크 국민들이 입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물론이고 가뜩이나 불안한 세계경제가 더이상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도 그렇다.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될 전비부담으로 인해 미국경제가 엄청난 타격을 받을 것이며, 국제유가가 배럴당 70∼80달러 이상으로 치솟아 세계경제 역시 침체의 늪에 빠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미 수출의존도가 높은 아시아경제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이고 보면, 우리로선 전쟁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다. 정부는 이라크전이 우리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막는 한편 국익을 지키기 위해 다각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마땅하다. 비상경제대책반을 가동해 유가 환율 수출 등 경제동향을 면밀히 체크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한·미 공조를 강화하는데도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미국은 이라크 전쟁을 끝내고 나면 북한의 핵개발 포기를 위해 압박을 한층 강화할 것이 분명하다. 특히 이점을 감안하면 정부가 이라크전에 대한 미국입장을 지지하고 비전투부대를 파병하기로 한 것은 적절한 대응이라고 생각한다. 파병시기도 가능하면 전쟁이 끝나기 전에 하는 것이 좋다. 북한핵 문제뿐 아니라 이라크 전후 복구사업에 적극 참여하기 위해서도 그렇다. 노무현 대통령이 대국민담화를 통해 "예견된 위기는 위기가 아니다"라고 밝혔듯이,우리가 일치 단결해 대응하면 크게 걱정할 것은 없다고 본다. 정작 우려되는 것은 국론분열이 격화돼 내부혼란이 발생하는 일이다. 지금은 세계정세가 급변하는 중요한 시기다. 미군 재배치를 비롯한 민감한 현안들에서 한·미 협조관계를 유지하고 한층 강화해 나가는 것은 국가안보는 물론이고 경제안정에도 필수적이라는 점을 명심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