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중국본사와 LG전자의 중국지주회사는 거대한 중국시장을 공략하는 현지 사령탑이다. 두 회사의 주력 산업이 만리장성을 넘는데 필요한 전략과 전술을 짜고 실행에 옮기는 첨병 역할을 한다. 삼성에선 이상현 사장(54)이, LG전자에서는 노용악 부회장(63)이 중국 사령관을 맡고 있다. 노용악 LG전자 중국지주회사 부회장은 LG전자의 중국사업을 진두지휘하면서 11개 현지법인을 총괄하고 있다. 95년 부사장으로 국내영업과 수출을 총괄하던 노 부회장은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들어가야 한다"며 중국으로 날아갔다. 그가 부임한 뒤 LG전자는 중국 현지에서 가장 성공한 외국회사로 발돋움했다. 비결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 제품디자인연구소를 만들어 중국인의 취향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고 길거리 농구대회를 열어 청소년들에게 브랜드 이미지를 심어준게 대표적인 예다. 자신도 틈만 나면 베이징의 시장이나 박물관을 찾아다니며 중국인의 삶과 문화를 익히려 노력한다. 좋아하는 음식은 후난(湖南)성 요리, 좋아하는 술은 중국술 '주구이주(酒鬼酒)', 취미는 중국 예술작품 감상일 만큼 중국화됐다. 올해 초 중국에서 외자기업 대표로는 유일하게 '2002년 중국 가전 10대 인물'에 선정되기도 했다. 연세대 경영학과를 나온 뒤 65년 LG전자의 전신인 금성사에 입사해 수출본부장, 미국판매법인장 등을 지냈다. 이상현 삼성 중국본사 사장은 10여년 동안 국내영업을 총괄해온 영업.마케팅 전문가다. 올해 초 그를 중국본사 사장으로 임명한 것은 중국에서의 내수판매 확대와 유통채널 정비를 통해 중국 내에 제2의 삼성을 만들 수 있는 기반을 다지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이 사장은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등 전자산업이 숱한 위기에 처했을 때 영업현장에서 변화와 혁신을 이끈 경영인으로 주목받았다. 지난 2001년 정보기술(IT) 수요 부진과 미국 테러사건 등으로 내수경기까지 침체돼 어려운 영업 환경 속에서도 가전과 이동단말기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일궈내 능력을 인정받았다.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은행에서 근무하다 지난 76년 제일모직에 입사했다. 그룹 비서실에서 인사, 경영관리 업무를 담당했으며 2001년 국내영업사업부 사장에 오른 뒤 지난 1월 중국본사 사장으로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