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의 지갑을 열기 위한 '불황 극복 마케팅'이 달아오르고 있다. 경기회복만 기다리고 있기에는 불황의 골이 너무 깊게 패이고 있기 때문이다. 백화점 할인점 홈쇼핑업체는 물론 인터넷몰 패션 신용카드 주류 등 거의 모든 업종이 고객 모으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외환위기 때 선보였던 갖가지 마케팅 기법이 재등장하고 있다. ◆경매 등 이색행사로 고객 유인 롯데백화점은 일상적인 기획행사로는 고객의 발길을 잡기 어렵다고 보고 파격적인 불황 마케팅을 준비했다. 14일과 23일 오후 6시에 본점 3층 숙녀의류 매장에서 '초특급 프리미엄 경매쇼'를 벌인다. 유팜므 아이잗바바 데미안 마에스트로 등 10여개 의류 브랜드가 참여,70∼90만원대 정장의류를 경매로 판매한다. 10만원대에서 경매를 시작해 정상가의 50∼70%에 판매할 예정이다. 테크노마트는 간헐적으로 벌였던 '전자제품 경매'를 매주 실시하고 있다. 또 휴무일인 2·4주 화요일에 벼룩시장을 열어 전산 소모품이나 소형 가전제품을 정상가보다 20% 이상 저렴하게 판다. 전자랜드21도 최근 신규점 오픈 행사에서 20∼70% 할인된 가격에 전자제품을 판매하는 '선착순 판매행사'와 '공개경매전' 등을 준비했다. 현대백화점 목동점은 14일까지 '골든벨을 울려라'라는 고객 유인 행사를 연다. 계산한 뒤 행운의 골든벨이 울리는 고객에게 해당 상품 구매금액을 모두 돌려준다. 1백만원 이하 구매고객이 대상이며 매일 30명에게 혜택이 돌아간다. 신세계 이마트는 한 개 값으로 두 개를 주는 '1+1' 행사와 두 개를 사면 하나를 덤으로 주는 '2+1' 행사 횟수를 늘렸다. 연중 2∼3회가 고작이었으나 올들어 매달 2회씩 진행하고 있다. 가공식품과 세제 치약 비누 등 알뜰상품이 행사 대상이다. 그랜드백화점에서 운영하는 그랜드마트는 야간 고객을 잡기 위해 20일까지 전점에서 오후 8시 이후 7만원 이상 구매하는 고객에게 3천원짜리 식품구매권을 증정한다. ◆온라인몰 등으로 확산 인터넷몰들도 한 푼이라도 싸게 사려는 실속 소비자들을 겨냥한 알뜰 쇼핑 코너를 앞다퉈 마련하고 있다. 옥션(www.auction.co.kr)은 지난해 3월 없앴던 '천원 경매' 코너를 지난달 부활시켰다. 이 코너는 경매 시작가가 1천원으로 책정된 상품만 모아 판다. SK디투디(www.skdtod.com)는 제품 성능에는 문제가 없으나 포장이나 외관에 흠이 생긴 제품을 싸게 파는 '디스카운트숍'을 열었다. LG패션은 1년 중 최대 행사인 '웨딩 사은 고객 이벤트'에 처음으로 중저가 브랜드 '타운젠트'를 추가했다. 또 사은행사 대상 가격도 1백만원에서 80만원으로 낮췄다. 신용카드사들도 불황 타개를 위해 연회비 3만원대의 실속형 고급 플래티늄카드를 선보이는 등 다양한 전략을 펴고 있다. 우리카드는 12일부터 연회비가 3만원에 불과한 '플래티늄카드-ever'를 출시,고객잡기에 나섰다. 비씨카드는 오는 15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 '신혼살림 장만 3개월 무이자할부 이벤트'를 연다. 오비맥주는 프리미엄급 생맥주 시장을 겨냥한 틈새상품으로 카프리생맥주를 출시했다. 고급업소 위주로 공급해 불황을 타개하겠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