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리스크 확산‥1弗=1240원 육박] '기업들은 지금...'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엔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급등하면서 지난해 엔화 대출을 대거 받은 중소기업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10일 금융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기업과 금융회사의 엔화 대출 잔액은 70억달러에 달하며 이 가운데 50억달러가 작년에 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은행들이 앞다퉈 일본에서 연 0.7∼0.8%로 싼 자금을 빌린 뒤 국내에서 최고 연 3.5%의 금리로 빌려주며 이자율 차이를 겨냥한 '마진' 장사에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작년 엔화 대출의 60%(30억달러) 이상을 개인사업자(소호)를 포함한 중소기업이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들은 외화대출을 할 때 대부분 환 위험을 헤지(회피)해 별 문제가 없으나 중소기업이나 개인사업자들은 안전장치가 없어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있는 상황이다.
이날 현재 원.엔 환율이 작년 말보다 4% 이상 올랐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엔화 대출을 쓴 중소기업들은 두 달여 동안 1억2천만달러(약 1천4백40억원) 가량 상환 부담이 늘어난 셈이다.
시중 은행 관계자는 "한국과 일본의 금리 차를 고려할 때 작년 엔화 대출자들은 4% 정도의 이익을 봤으나 올들어 원.엔 환율이 뛰면서 이를 모두 까먹었다고 봐야 한다"며 "향후 원.엔 환율이 더 오를 경우 큰 손실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한은 관계자는 "원.엔 환율 1천원(1백엔 기준)선에서 엔화 대출을 받은 기업들은 아직 손해를 보고 있지는 않지만 1천원선 밑에서 엔화를 빌려 쓴 기업들은 손해가 나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리은행 기업상품개발팀 천문환 차장은 "기업들의 엔화 대출 만기가 올 하반기에 대거 도래하는 만큼 향후 원.엔 환율 전망이 기업 환위험 관리의 관건"이라며 "엔화 대출을 받은 기업들은 거래은행을 방문해 만기와 수수료 문제 등을 상담한 뒤 지금이라도 이를 원화 대출로 바꿔야 할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