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카슈랑스(은행에서 보험상품 판매)를 위한 은행과 보험사간 판매제휴에서 대형 보험회사와 외국계 회사로의 '편중 현상'이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중소형 보험사들은 보험사당 제휴 은행을 3∼4개 수준으로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은행들은 제휴 보험사를 고르는 과정에서 대형 보험사 또는 외국계 회사를 선호하는 경향을 뚜렷하게 보이고 있다. 한미은행은 생보사 중에선 삼성 흥국 AIG PCA 라이나 등 5곳,손보사 중에선 삼성 LG AIG ACE 등 4곳과 각각 제휴를 맺었다. 다음주중 제휴보험사를 확정 발표할 예정인 기업은행도 대형사와 외국계 회사 위주로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외국계 회사의 경우 방카슈랑스 경험과 노하우를 갖고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라며 "또 대형사는 브랜드 인지도를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밖에 제휴를 추진중인 조흥 외환 은행 등도 대형사와 외국계 회사 위주로 1차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해놓은 상태다. 이처럼 은행들마다 대형사 위주로 제휴를 추진함에 따라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은 대부분 은행의 제휴 파트너로 확정됐거나 협상중이다. 외국계 회사로는 AIG생명 메트라이프생명 등이 은행들로부터 '구애'를 받고 있다. 특히 손보사의 경우 삼성 현대 동부 LG 동양 등 5개사를 제외한 나머지 회사들은 1차 우선협상 대상자로도 선정되지 못하는 등 쏠림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대한생명 관계자는 "한화로 인수된 후에야 본격적으로 제휴기업 물색에 나서다 보니 대한생명마저 파트너를 구하는 데 애로를 겪고 있다"며 "중소형 보험사 보호를 위해 보험사가 제휴할 수 있는 은행 수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보험개발원은 이날 발표한 보도자료를 통해 "은행들이 제휴과정에서 방카슈랑스 취지를 무색케 할 정도의 불공정행위를 일삼고 있다"며 "그 폐해는 결국 보험계약자가 부담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개발원은 불공정행위에 대한 규제장치를 방카슈랑스 시행 이전(8월)에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