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이라크 전쟁 발발우려 등 경제여건이 만만치 않지만 대부분 대기업들은 연초 사업계획을 일단 그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LG, SK, 현대자동차, 포스코, 코오롱, 효성 등 주요대기업은 상황이 나빠지고는 있지만 아직은 연초 발표한 사업계획을 변경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당초 이라크전이나 내수침체 등을 예상, 보수적으로 계획을 짜놓았기 때문. 다만, 주요 경영 변수의 예상추이에 따라 시나리오별 제2, 제3의 사업계획도 확보해놓고 만일의 사태를 대비중이다. ◆'예상됐던 상황, 사업계획 고수' = 삼성전자[05930]나 LG전자[66570]의 경우 아직까지 투자나 매출 계획을 재조정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PC경기는 침체돼 있지만 모바일쪽은 오히려 활황세인데다 내수 위축에 따른 매출 축소도 수출을 10%이상 늘려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나 대우일렉트로닉스도 내수 위축을 수출 증대로 만회할 수 있다는 입장. 철강업체인 포스코 역시 아직 계획 변경을 검토하지 않고 있으며 현대하이스코나 INI스틸도 세계 철강경기가 호황을 지속하고 있는 만큼 연초 계획을 고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차[05380]는 매출 30조1천억원, 투자 2조6천억원 등 당초 사업계획을 그대로 달성한다는 방침하에 해외공장 건설 계획 등도 그대로 추진중이다. 오너인 최태원 회장의 구속사태 까지 겹친 SK조차 올해 투자계획 등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생각이다. SK관계자는 "이라크전이 단기전으로 끝난뒤 세계경기가 회복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특히 SK텔레콤[17670]의 경우 변화가빠른 업종 특성상 적절한 투자시기를 놓치지 말아야 하기 때문에 공격적인 투자방침을 밀고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코오롱, 효성 등도 사업계획을 고수하고 있고 조선, 제지 업체들도 비슷한 입장이다. ◆제2, 3 경영계획도 준비= "아직은 상황이 예상 한도내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라크전이 장기화되거나 내수 침체의 골이 깊어질 경우를 생각하면 걱정이 됩니다". 한 제조업체 기획담당 임원의 표현대로 불투명한 환경에 대한 기업들의 걱정은대기업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대우일렉트로닉스의 경우 일단은 계획을 고수할 수 있다는 입장이기는 하지만최근 임원회의에서 경제상황 악화에 따른 문제를 논의하기도 했으며 하이닉스는 만일 이라크전이 장기화되면 아무래도 매출에 지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20560]의 경우에는 위기상황에 대비해 1단계로 오는 3월말까지 예산에 반영돼있지 않은 신규 투자는 금지했고 예산에 반영된 투자라도 전략경영팀 합의절차 등을 통해 신중하게 투자여부를 결정키로 했으며 대한항공[03490]도 유가급등 등 변수를 반영하는 경영 프로그램을 마련해놨다. 심지어 삼성도 내수시장 침체의 영향이 점차 가시화되면서 매출 및 자금동향을 예의주시하는 등 초긴장 상태에 있으며 이라크전의 장기화 등 만일에 대비한 경영계획을 별도로 세워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경제 전문가는 이와 관련, "대그룹들은 이라크나 북핵 문제 혹은 유가 등 중요 변수의 예상 추이에 맞춰 시나리오별 계획을 짜놓는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eva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