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신용평가 기관인 무디스가 한국의 국가신용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하자 부동산업계는 가뜩이나 얼어붙은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들어 시장이 위축된 상태에서 이같은 돌발악재까지 나오자 침체 국면이 장기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투자심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쳐 수익성 투자상품인 오피스텔과 주상복합아파트 분양시장은 당장 여파에 시달릴 것으로 내다봤다. 부동산114의 김희선 전무는 "신용전망 하향조정은 수요자들의 태도를 '투자 관망'에서 '투자 유보'로 돌려세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냉각 심화되나=북핵문제,미국·이라크전,내수 부진에 이어 국가신용등급 하향조정이라는 악재까지 겹쳐 상반기 부동산 시장 기상도는 '흐림'이라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실제로 최근 들어 서울·수도권의 오피스텔 및 주상복합 분양시장은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한 분양대행 업체 관계자는 "올들어 투자자들의 발길이 뚝 끊겨 분양현장마다 애를 먹고 있다"며 "신용등급 하락으로 투자심리가 더욱 얼어붙을 게 분명해 난감하다"고 걱정했다. 부동산개발업체인 대건B&C의 김영걸 사장은 "전반적인 경기침체로 적지 않은 시행업체들이 사업 추진을 유보하고 있는 상황에서 돌발악재까지 발생했다"며 "부동산 경기가 헤어나기 힘든 수렁으로 빠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투자는 심리적 요인에 의해 크게 좌우되는데 국가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해 투자심리가 지금보다 훨씬 냉각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새로운 돌파구는 없나=주택업체들은 시장 분위기 반전을 위해 악전고투하고 있다. 이들은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인식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외환위기 당시 거꾸로 투자에 나선 일부 투자자들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던 경험을 상기시키고 있다. 업계는 이를 위해 투자자들을 모으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서울 서초동에 들어설 한 주상복합아파트는 강남권에선 드물게 '중도금 이자 후불제'로 공급될 예정이다. 이처럼 강남권에서 분양에 나서는 일부 오피스텔과 주상복합아파트는 투자자들을 견인하기 위해 금융조건에 메리트를 줄 전망이다. 경기도 화성 병점역 인근에 공급될 아파트는 '계약금 8백만원에 중도금 전액 무이자 융자'란 파격적인 조건까지 내걸었다. 솔렉스플래닝의 장용성 사장은 "당분간은 분양시장이 소강상태를 이어가는 조정국면을 맞을 것"이라며 "침체기가 장기화될 경우 업체에 따라선 '분양가 인하'라는 초강수를 둘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