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내 개혁성향 의원들의 모임인 열린개혁포럼은 29일 노무현(盧武鉉) 당선자의 제안으로 당 개혁특위에서 검토중인 중앙위원회의장 직선론에 대해 "원내정당화의 취지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며, 직선을 할 경우 제왕적 당권이 부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포럼은 이날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다산 정약용의 정치개혁 사상을 주제로 한 세미나가 끝난뒤 가진 간담회에서 원내정당화를 위한 중앙당 축소와 중앙위원회 의장 호선제를 관철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30일 오전 전체회의를 가진뒤 당 개혁특위에 의장 직선제의 부당성을 공식 제기하기로 했다. 조순형(趙舜衡) 의원은 "중앙위 의장 직선은 원내정당화와 정책정당화와는 다른 방향"이라며 "중앙위 의장은 명목상 대표이자 법률적 대표일뿐이고 정치지도자는 원내총무인데, 명목상 대표를 직선하는 의미가 있느냐"며 "당선자가 생각을 잘못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또 "의장을 직선하려면 차라리 지금의 지도체제로 가는게 낫지 구차하게 절충할 필요가 없다"며 "원내정당화하면 원외가 소외된다는 오해가 있지만, 중앙위원회안은 지방조직의 연합체로 중앙당을 구성하는 것이고 지방의 권한을 강화하는 대신 중앙당을 축소한다는 취지인데 거꾸로 이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몇십년간 내려온 관행때문에 전당대회에서 지도부를 안 뽑으면 천지개벽이라도 나는 것처럼 생각하고 있다"며 "원내정당으로 가면 원외의 권한은 더 커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호(金成鎬) 의원은 "당선자의 말 때문에 민주당 개혁안이 U턴하는 것으로 비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원내정당화가 정치개혁의 핵심이며, 전당대회에서 중앙위 의장을 직선하면 제왕적 당권이 된다"고 주장했고, 이종걸(李鍾杰) 의원은 "지역대표로 지도부를 구성하고 원내정당화한다는 두 축이 포기돼선 안된다"고 말했다. 송영길(宋永吉) 의원도 "당선자의 불만은 국회가 지역편향구조를 갖고 있고 원내총무는 골프 잘 치는 사람이 되는게 아니냐는 의구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하고 "그러나 시스템을 바꾸려면 애매한 절충을 해서는 안되며, 의장을 직선하면 원내총무보다 힘이 강해지게 된다"면서 "직선을 할 경우 자칫 중앙당만 강화되고 하부조직은 껍데기로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정(李在禎) 의원은 "당선자는 당의 얼굴을 뽑는데 직선하는게 낫지 않느냐는 식의 가벼운 언급을 한 것이고, 소수에 의해 간선할 경우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생각된다"며 "너무 심각하게 볼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중앙당의 당직은 가급적 현역의원보다는 원외에서 맡는 게 좋다는 논의가 당 개혁특위에서 있었다"며 "원내정당화는 오히려 원외의 참여구조를 넓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택기(金宅起) 의원은 직선론에 대해 "원내정당화로 가는 과정의 중간단계라는 순기능도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 기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