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연휴 대목을 겨냥해 개봉한 화제영화들의 관객잡기 경쟁이 한창이다. 한국액션영화 '이중간첩'을 비롯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할리우드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 장이머우 감독의 중국무협극 '영웅' 등 기대작들이 지난주 일제히 개봉해 박스오피스 선두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중간첩'에는 한석규와 고소영, '캐치미...'에는 톰 행크스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영웅'에는 이연걸 장만옥 양조위 장쯔이 등 톱스타들이 출연하고 있다. 여기에 30일 곽재용 감독의 감성멜로 '클래식'이 흥행경쟁에 가세, 설연휴 극장가에는 4강구도가 형성될 전망이다. 색다른 공포영화 '큐브2'와 우디앨런 감독의 코미디 '스몰 타임 크룩스', 스피드액션 '트랜스포터' 등은 4강구도의 틈새를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또 연말연초 극장가를 석권한 여세를 몰아 장기상영에 들어간 판타지 '반지의 제왕,두개의 탑'과 섹스코미디 '색즉시공', 복고풍 코미디 '품행제로'도 일부 개봉관에서 관객들을 맞을 준비가 돼 있다. 클래식 '엽기적인 그녀'의 곽재용 감독이 연출한 신작 멜로. 신세대배우 손예진 조승우 조인성 등을 내세워 우연을 가장하고 찾아왔다가 필연으로 발전하는 사랑이야기를 다뤘다. 모녀의 30여년간에 걸친 연애가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감동적으로 펼쳐진다. 시대별로 다른 색감의 화면과 소품들이 등장하고 스토리는 비교적 속도감있게 전개된다. 영웅 이연걸 장만옥 양조위 장쯔이 등 톱스타들이 출연한 정통무협영화. 아름다운 영상미와 화려한 무술, 협객들의 깊은 내면세계 등이 어우러져 있다. 특히 '대의'를 위해 헌신하는 인물들의 행동이 감동적이다. 2천여년 전 중국 춘추전국시대를 무대로 진나라의 폭군 '영정'을 암살하려는 자객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붉은 수수밭'으로 유명한 장이머우 감독 작품. 캐치 미 이프 유 캔 톰 행크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드라마. 원제는 '잡을 테면 잡아봐'란 뜻. 60년대 실존인물을 모델로 희대의 사기꾼 프랭크 에버그네일 주니어(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그를 쫓는 FBI 형사 칼 핸러티(톰 행크스)의 숨바꼭질을 경쾌한 터치로 그렸다. 범죄영화지만 음울하거나 어둡지 않고 스필버그식 판타지로 밝게 그려졌다. 이중간첩 톱스타 한석규가 4년만에 출연한 영화. 체코 포르투갈 등의 현지 로케이션 촬영으로 냉전시대 남북관계의 대결을 그렸다. 80년 동베를린에서 북한 정보원 림병호(한석규)가 게이트를 넘어 남한으로 위장 귀순한 뒤 남측의 신뢰를 쌓으며 이중간첩 생활을 하던중 고정간첩 윤수미(고소영)와 의 관계가 차츰 깊어지는데... 한석규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고 장면연결이 매끄럽지 못한 점이 흠이다. 김현정 감독의 데뷔작. 스몰 타임 크룩스 '미국적인' 코미디, 그중에서도 뉴욕인들의 삶과 유머를 담은 코미디로 유명한 우디 앨런 감독의 신작. 맨해튼 일대를 배경으로 졸부가 된 하층민 부부가 뉴욕의 상류층 사회로 진입하기 위해 벌이는 눈물겨운 노력이 코믹하게 담겨 있다. 앨런과 트레이시 울만이 부부로 출연하고 '로맨틱코미디의 황제' 휴 그랜트가 부인을 유혹하는 신사로 등장한다. 큐브 2 99년 빈센조 나탈리 감독의 '큐브' 속편으로 원제는 하이퍼큐브. '저수지의 개들' '펄프 픽션' '포 룸' 등에서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과 짝을 이뤘던 안드레이 세큘라 촬영감독이 연출자로 데뷔한 작품이다. 7명의 남녀가 끝없이 이어지는 정육면체의 연속공간 속에서 활로를 찾아 헤매는게 골간이다. 전편의 기발함 대신 현란한 장치와 잔인한 장면으로 승부한다. 공포의 강도는 높아진 반면 짜임새는 엉성해지는 속편의 단점이 여지없이 드러난다. 캐리 매켓 주연. 트랜스포터 뤽 베송 제작진이 만든 스피드액션물. 고속의 카메라워크, 역동적인 액션이 매력적이지만 캐릭터 설정과 스토리구조가 허약하다. 프랭크(제이슨 스태덤)는 특수부대 출신으로 범죄조직이 의뢰한 물건을 비밀리에 운반해 주는 트랜스포터 일을 한다. 그가 어느날 운반중인 가방 속에서 '라이'라는 여인을 발견한 뒤 범죄조직의 추적을 받는데... 근육질의 새 액션배우 제이슨 스태덤의 연기가 눈길을 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