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배아줄기세포를 배아에 주입한 `유전자혼재(키메라.chimera)' 쥐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태어났다. 이에 따라 최근 클로네이드사의 복제인간 탄생 주장 이후 불거진 생명공학기술의 윤리성 논란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마리아생명공학연구소(소장 박세필)는 최근 인간배아줄기세포를 생쥐의 배반포기배(수정 후 4일째)에 주입한 뒤 대리모 자궁에 착상시키는 방법으로 모두 11마리의 `키메라 쥐'를 태어나게 했다고 28일 밝혔다. 이 가운데 7마리는 지난 6일, 4마리는 27일 각각 태어났으며, 현재 이 연구소는태어난 쥐들의 인간유전자 발현 여부를 검사중이다. 연구진은 이들 쥐에 사람의 유전자가 발현됐는지 여부를 확인하는데 최소한 1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의 경우 인간배아줄기세포의 분화 능력을 확인하기 위해 면역결핍 쥐에 이들 세포를 이식하거나, 인간 태아 줄기세포를 쥐의 뇌에 주입하는 등의 실험 사례가보고된 바 있으나, 인간배아줄기세포를 넣은 쥐가 태어났다는 발표는 아직 없었다. 연구팀은 미국 국립보건원에 등록한 인간배아줄기세포에 형광발현유전자(EGFP)를 주입한 뒤 이를 배반포 상태의 생쥐 배아세포에 넣은 다음 6시간 가량의 배양을거쳐 4마리의 생쥐 대리모 자궁에 마리당 8∼12개를 이식했다고 설명했다. 형광발현유전자를 배아줄기세포에 넣은 것은 줄기세포가 쥐의 배아세포에 제대로 주입됐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인간배아줄기세포의 분화능력을 동물의 몸 안에서 확인하고, 가장 적합한 줄기세포 체외 분화배양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것이며, 쥐가 사람의 장기를 갖거나 괴물로 성장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이종간 핵이식을 통해 반인반수의 괴물이 탄생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어 시민,종교단체들의 큰 반발이 예상된다. 박세필 박사는 "인간 질병의 발병 메커니즘과 치유방법을 개발하고, 배아줄기세포에서 각종 장기로 분화할 수 있는 최적 조건을 찾기 위해서는 동물을 이용한 실험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이 기술로는 일부에서 우려하는 반인반수의 괴물 탄생이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기자 scoop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