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증권사 객장의 체감지수는 '블랙먼데이'를 연상케 했다. 이날 장이 열리자마자 코스닥지수는 사상최저치인 42.91로 떨어져 투자자들을 경악케했다. 종합주가지수마저 지지선인 600선 밑으로 추락, 투자자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증권사 직원들은 예상외로 큰 폭의 추락장세가 벌어지자 바쁘게 움직였다. 손해를 감수하고 주식을 팔아야 할지, 아니면 저가 매수에 나서야 하는지를 묻는 투자자의 상담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또 한 편에서는 매수 추천한 종목의 주가가 왜 떨어지느냐고 목소리를 높이며 증권사 직원에게 하소연하는 투자자도 있었다. ○…지수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자 실망한 투자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큰일났다"며 발을 구르는 모습이 여기저기서 눈에 띄었다. 여의도 D증권 객장에 나온 오모씨(46.여)는 "올초부터 주가가 오를거라고 해서 작년말에 주식을 많이 샀는데 큰 손실을 봤다"며 "주가가 워낙 많이 떨어져 팔수도 없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오후장 들어 잠깐 지수가 반등하는 듯하다가 다시 미끄러지자 투자자들은 하나 둘 객장을 떠나기 시작했다. 객장에 남아 있던 투자자들도 허탈한 표정으로 시세판을 쳐다볼 뿐 여느때처럼 활발하게 정보를 주고 받는 모습은 찾기 어려웠다. 20여년간 주식투자를 해왔다는 김상현씨(59.남)는 "사람들이 공포에 질릴 때 주가는 반등하지만 이번 경우는 전쟁이라는 변수가 있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며 "손절매 타이밍을 놓치는 바람에 손실이 커졌는데 더 사야 할지 지금이라도 팔아야 할지 판단이 안 선다"고 말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