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적인 독가스인 일산화탄소를 소량 흡입하면 동맥 손상에 의한 혈관의 비대와 경화를 막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피츠버그대학 의과대학의 레오 오터바인 박사와 하버드대학 의과대학의 프리츠 바흐 박사는 의학전문지 '네이처 메디신'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혈관의 좁아진 곳이나 막힌 곳을 뚫기 위해 시행되는 혈관성형술과 혈관바이패스수술후 발생하는 혈관 손상에 의해 혈관이 비대해지거나 딱딱해지는 것을 소량의 일산화탄소 투여로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이 동물실험 결과 밝혀졌다고 말했다. 혈관성형술은 끝에 풍선이 달린 카테테르(導管)를 혈관을 통해 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힌 곳으로 밀어 올려 풍선을 부풀림으로써 혈관을 뚫어주는 기술로 부작용으로혈관내막 세포를 손상시켜 혈관의 비대와 경화를 일으킬 수 있다. 혈관의 막힌 곳을우회해서 새로운 혈관을 이식하는 혈관 바이패스수술 또한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있다. 오터바인 박사는 일단의 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은 치사량의 25분의1 정도인 일산화탄소 250ppm이 섞인 공기에 한 시간 노출시키고 또 다른 그룹은 이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혈관성형술을 시행했다. 혈관성형술 후 20-30일이 경과하자 아무런 사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쥐들은 동맥벽이 두꺼워지기 시작해 50-60일이 되자 동맥의 비대와 경화가 심각한 상태가 된 반면 일산화탄소에 노출된 쥐들은 동맥경화의 정도가 70% 덜했다. 한편 바흐 박사는 역시 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혈관 바이패스수술을 실시하고 한 그룹에만 수술 후 56일동안 일산화탄소에 노출시켰다. 그 결과 일산화탄소에노출되지 않은 쥐들에 비해 동맥경화 증상이 60%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터바인 박사는 이 실험에 일산화탄소를 이용한 것은 상처가 생기면 체내 효소인 헤네옥시게나제의 분비량이 증가하면서 더 많은 일산화탄소가 만들어진다는 사실에 근거한 것이라고 말하고 부상 때 일산화탄소가 많이 만들어지는 것은 염증을 막기 위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오터바인 박사는 이 결과는 소량의 일산화탄소가 세포의 과잉 성장을 차단하는작용을 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하고 그러나 이것이 사람에게도 적용될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AP=연합뉴스) skha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