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2주연속 오르는등 월가의 '신년 축하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부시대통령이 발표한 예상보다 화끈한 규모의 경기부양책이 월가에서 대환영받고 있고 수익이 좋아지는 것으로 나타나는 기술주들이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새해 분위기가 바뀌자 기관투자가들은 채권에 투자했던 자금을 다시 주식으로 옮겨오는 모습이다. 북핵문제 이라크전쟁위기등 어두운 그림자가 증시 한켠에 계속 자리잡고 있지만 아직 월가의 새해기원을 꺽기에는 역부족인 양상이다. 지난주 다우와 S&P500은 각각 2.1%가량 오른 8,784.89와 927.57이었다. 나스닥은 4.37% 급등한 1,447.72를 기록했다. 올들어 상승률은 다우가 5.3%이고 나스닥은 무려 8.4%. 비교적 낙관적인 전문가들이 올해 연간 상승률로 얘기한 10%선의 절반이상을 벌써 오른 셈이다. 상승은 철저하게 기술주들이 주도했다. 스토리지공급업체인 EMC, 소프트웨어메이커인 SAP, 커뮤니케이션 장비메이커인 파운드리 네트워크스등 일부 중견업체들의 수익호전 소식이 시장 분위기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루슨트테크놀로지가 올들어 35% 수직 상승했고 IBM(13.1%) 인텔(11.9%)등 대표종목들이 두자리수 상승률을 기록했을 정도이다. 최근의 기술주 급등이 '실질적인 수요 뒷받침이 없는 단기과열'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올해 한해는 분명 좋아질 것이라는 확고한 믿음을 갖고 있는 듯하다. 이런 믿음이 계속 이어질지는 인텔(14일) 주니퍼네트워크 야후 애플컴퓨터(15) 이베이 마이크로소프트 IBM 선마이크로시스템스(16)등 이번주에 예정되어있는 주요 기술주들의 수익발표 결과에 달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체적인 분위기는 좋은 편이다. 지난 금요일 발표된 실업동향에서 12월 해고자수가 늘어나는등 고용상황이 예상보다 못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이 발표로 오전에 하락하던 주가가 오후들어 다시 반등한 것도 '주식으로 자금이 몰리는' 시장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는 해석이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부정적인 지표가 부시대통령이 추진하는 경기부양책에 오히려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하기도 한다. 기업수익예측도 시장의 상승분위기를 뒷받침 해주고 있다. 기업수익을 추적하는 톰슨 파이낸셜은 S&P500대 기업중 지난 4분기 수익이 예상보다 나쁠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이 좋을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의 1.6배였다고 밝혔다. 3분기에는 이 비율이 2.5배였던 만큼 4분기 수익이 예상보다 좋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톰슨 파이낸셜측은 4분기 수익이 당초 예상했던 10.8% 증가보다 훨씬 높은 13%대의 상승까지도 기대된다고 추정하고 있다. 물론 기업수익이 제대로 나오지 않으면 상황은 180도 달라진다. 지난주에도 세계최대 알루미늄 메이커인 알코아가 4분기에 주당 27센트 적자를 기록했다는 발표로 급락세를 면치못했다. 핵확산조약탈퇴를 발표한 북한 문제가 어떻게 처리되느냐도 단기적으로 증시 향방을 결정짓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소매매출동향, 물가, 연방준비제도위원회의 경제동향분석인 베이지북, 미시간대학의 소비자감정지수등의 발표내용도 관심가는 대목이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