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기업의 취업문이 좁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데 이어 중소기업의 채용규모가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들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취업난을 겪었던 구직자들은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욱 심각한 취업대란을 맞게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중소기업 83%, '채용 줄인다' = 채용정보업체 ㈜잡링크가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지정한 유망 중소기업 175개사를 대상으로 올해 채용계획을 조사해 13일 밝힌 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기업의 83%(151개사)가 '지난해보다 올해 채용규모를 줄이겠다'고 답했다. `채용규모를 늘리겠다'는 기업은 4%(6개사)에 그쳤으며 13%(18개사)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채용하겠다'고 답했다. 채용을 축소하는 이유로는 '불투명한 경기전망'이 67%로 가장 많았으며 '지난해에 충분한 인력을 확보해서'와 '올해 해외진출을 모색해서'라는 응답도 각각 20%와4%를 차지했다. 조사대상기업 가운데 올해 채용계획을 확정한 기업은 53%(92개사)였으며 이들 기업의 올해 신규 채용규모는 3천67명으로 지난해 채용인원 3천770명에 비해 18.6%나 줄었다. 앞서 인크루트가 대기업 131개사를 대상으로 올해 채용규모를 조사한 결과에서는 채용 감소폭이 2.5%로 나타나 중소기업이 대기업보다 경기침체의 영향을 더 크게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경기가 호전되면 채용을 늘리겠다는 기업도 88%에 달해 올해 실물경기 호전 여부에 따라 중소기업 채용의 회복세도 가능할 것으로 점쳐졌다. ◆ 중소기업 구인난은 '여전' = 극심한 취업난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의 구인난 또한 여전할 전망이다. 올해 생산직 400명을 채용할 계획인 한 화공업체의 인사담당자는 "취업난이라고들 하지만 생산직은 일할 사람을 찾기 쉽지 않은데다 일이 힘들다며 다른 직종으로이직하는 사례가 많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소기업들이 가장 많이 채용하는 직종은 생산직으로 이번 조사에서도 56%의 기업이 가장 많이 채용하는 직종으로 생산직을 꼽았다. 하지만 생산직을 가장 많이 채용하는 이유로는 88%의 기업이 '잦은 이직 때문'이라고 답해 중소기업들이 겪고 있는 구인난과 구직자들의 생산직 기피 현상을 여실히 보여줬다. 사원 채용시 가장 힘든 점으로는 '임금조건'을 꼽는 중소기업이 61%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복리후생 문제'(19%), '직무에 대한 필요능력 부족'(10%) 등을 꼽았다. 잡링크의 한현숙 사장은 "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점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향후 경기회복 여부가 올해 채용을 좌우할 것이라는 점"이라며 "하지만 구직자들은 취업난만을 탓할 것이 아니라 생산직 등 힘든 직종에도 적극 취업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기자 ss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