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에 영변(寧邊) 핵시설에서 플루토늄을 추출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보고했다는 일본 교도(共同)통신의 지난 7일 보도는 오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마크 그보츠데키 IAEA 대변인은 9일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IAEA는 그같은 자료를 내거나 보고한 일이 없다"면서 교도통신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보츠데키 대변인은 교도통신의 이번 보도는 사실 관계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실제 IAEA가 지난 6일의 이사회가 끝난 뒤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한 보고서 등의 각종 자료 어느 곳에도 이같은 내용이 들어 있지 않다.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사무총장도 지난 6일 이사회가 끝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지난해 말 북한이 핵시설 감시카메라와 봉인을 제거한데 이어 사찰관마저 추방해북한의 핵물질 전용 여부 자체를 확인할 수 없는 상태"라면서 "이는 핵비확산체제에시급하고 중대한 위기상황"이라고만 밝혔다. 교도통신은 IAEA가 지난 6일 특별이사회에 앞서 이사국들에 사전 배포한 자료를 통해 북한이 영변 핵시설에서 처리되지 않은 채로 있는 플루토늄 등 소량의 핵물질을 입수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했다고 지난 7일 보도한 바 있다. 교도통신은 오스트리아 빈 발로 긴급보도한 이 기사에서 북한은 90년대 전반에도 방사화학연구소를 가동시켜 플루토늄을 추출한 의혹을 받고 있다면서 북한이 이번에 추출한 양은 정확히 일 수 없으나 핵폭탄 제조는 못해도 폭발시 방사성 물질을공기 중에 퍼뜨리는 이른바 `더러운 폭탄' 제조로 전용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그보츠데키 대변인은, 북한은 1993년 영변 핵시설에서 100g 미만의 플루토늄을 추출했다고 IAEA에 보고했으며, 당시 IAEA는 북한의 추출량이 그 이상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힌 일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북미 제네바 합의 이전인 93년 당시에 이미 보고돼 잘 알려진 것이라면서 일반적으로 핵무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플루토늄 7kg 이상이 필요한 것으로 전문가들이 말하고 있다고 그보츠데기 대변인은 덧붙였다. 한편 독일 24시간 뉴스전문 채널 n-tv는 교도통신의 보도는 "오해에 기초하고 있다"면서 핵전문가들은 북한이 영변 핵시설 재가동 이후 아직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는 물질인 플루토늄을 추출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지난 8일 지적했다. n-tv는 핵비확산과 관련한 권위있는 연구기관인 몬트레이 국제관계연구소(MISS) 산하 비확산연구센터(CNS)의 학자도 이 같은 전문가들의 평가를 소개하며 교도통신 보도내용을 반박했다고 전했다. 그 동안 미국 중앙정보국(CIA) 등 일부 기관이 북한의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는 양의 플루토늄을 추출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고하거나 이를 언론이 보도한 일은있으나 비록 추정이라고 해도 IAEA가 이를 공식 확인하는 것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