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양대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와 타임 최근호(1월13일자)가 동시에 북한 핵사태를 커버스토리로 다뤘다. 두 잡지는 모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표지인물로 내세웠으며 북핵사태를 다각도로 분석한 여러건의 기사를 실었다. 두 잡지는 각각 커버스토리 본기사를 통해 이라크 전쟁에 집중하기 위해 북핵사태를 뒷전으로 미룬 듯한 미국 정부의 처사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북한의 위험성을 집중 조명했다. 특히 뉴스위크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북핵문제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정을 연기키로 했다는 보도와는 대조적으로 미국이 이달중 안보리에서 강력한 대북제재 방안과 관련해 승인을 받기를 바라고 있다고 밝혀 주목을 끌었다. 뉴스위크는 "김 위원장이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만큼 자국민이나 이웃국가들에 위협이 된다면 왜 유엔의 무기사찰을 허용한 이라크에 대해서는 세계 각국을 이끌고 전쟁을 일으키려 하면서도 이미 무장을 하고 국제사회에 협조하지도 않는 김 위원장의 위협은 평가절하하려 하는가"고 의문을 제기했다. 뉴스위크는 이에 대한 답은 아마도 미국 정부가 대북 정책에 관해 명확한 결정을 내리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진단하면서 지난해 여름 미국 정보당국이 북한의 비밀 핵개발 프로그램을 포착한 이후 지금까지 너무나 급박한 사태의 진전에 미국 관리들이 놀랐다고 토로했음을 지적했다. 관리들은 현재의 억제전략은 제대로 정의되지 않아 행정부내 강온 진영은 세부적인 내용을 두고 다툼을 벌이고 있으며 논의되는 선택방안은 북한과 합의 타결에서 더욱 강경한 제재까지 다양하다는 사실을 인정했다고 이 잡지는 전했다. 결국 부시 대통령 행정부는 단기적으로 북핵위기에 관한 국제 결의를 이끌어내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 일본 등이 북한에 대해 핵개발을 포기하지 않으면 경제개방도 성공할 수 없다는 점을 알리도록 한다는 의미라고 뉴스위크는 밝혔다. 뉴스위크는 국무부 관리들이 이번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회의를 통해 이러한 메시지를 전한 뒤 이달중 동북아 지역의 다른 주요국에도 이를 설명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은 또 이번주중 IAEA 핵사찰관들에게서 북한에 대한 비난이 나오기를 바라고 있으며 이를 시작으로 단계적인 대북 압박 정책을 전개할 것이라고 뉴스위크는 밝혔다. 미국은 이를 위해 이달말 이라크 무기사찰단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보고서를 제출하기 전에 무기수출입 금지, 항공기 입출항 금지, 북한 관리들의 출입국 제한 등 최소한 3가지의 대북 제재방안에 대해 안보리의 승인을 얻어내기를 바라고 있다고 이 잡지는 주장했다. 한편 타임은 미국 외교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핵개발에 더욱 근접해 있고 장거리 운반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무기를 외국에 판매할 가능성이 높은 북한이 이라크보다 더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워런 크리스토퍼 전 미국 국무장관은 타임 인터뷰에서 "우리가 무엇이 우선순위인지를 고려하지도 않은 채 전쟁으로 치닫고 있는 것 같아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라크 문제가 아니더라도 북한의 핵시설을 공격했을 때 치명적인 방사능 물질이 한국과 중국, 일본에 퍼져나갈 것이라는 사실과 북한의 막강한 군사력 등을 감안할 때 미국의 선택방안은 지극히 제한돼 있다고 타임은 분석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행정부의 고위 관리는 아무리 가능성이 낮다고 하더라도 북한이 미군을 핵무기로 공격할 위험성이 북한에 대한 군사행동에 결정적 걸림돌이 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언론에 거론된 이른바 `맞춤형 봉쇄' 전략은 북한 정권의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지만 일반 국민의 기아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미국의 도덕성에 타격을 입힐 수도 있다고 타임은 지적했다. 결국 미국 정부는 부인하지만 미국이 북한과 대화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행정부 관리들도 인정하고 있다고 타임은 밝혔다. 그러나 이번에는 북한에 약속 준수를 확약하라고 요구하며 다시 약속이 위반된다면 이라크와 마찬가지로 정권교체만이 북한의 무장해제를 위한 유일한 방안이라고 결론을 내릴 지 모른다고 이 잡지는 분석했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