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중국 진출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생산 마케팅 등 일부 사업부문의 이관이 아니라 '제2의 본사'를 중국에 둔다는 전략적 판단에 따라 인력과 자본의 집중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내년도 세계경기가 불투명한 가운데서도 중국만큼은 고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판단도 깔려 있다. ◆ 중국을 잡아야 살아남는다 올해 처음으로 중국 현지 생산체제를 갖춘 현대자동차는 내년에 얼마나 가시적 성과를 내느냐에 따라 '글로벌 톱5' 진입이 결정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사실상 중국진출 첫 해인 내년도 매출 목표는 1조원대 진입.2010년까지 11억달러를 투자, 연산 50만대 규모를 확보해 중국내에서 자동차 대표기업의 입지를 굳힌다는 장기 전략도 수립했다. 포스코도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과 2008년 올림픽 유치를 계기로 철강재 수요가 급속히 늘어날 것으로 보고 설비투자를 가속화할 계획이다. 화북 화동 화남 등 중국의 3대 생산.판매거점에 컬러강판, 스테인리스 냉연강판, 전기강판 등 고부가가치강 54만?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신ㆍ증설키로 했다. 전자업계의 경우 중저가 제품의 생산라인 이전이 태국 등 동남아와 인도 등지로 분산되면서 중국지역은 상대적으로 고부가 제품 위주로 전략 생산품목이 바뀌고 있다. 삼성전자는 내년 1.4분기중 완공을 목표로 쑤저우(蘇州)지역에 월 10만대 생산 규모의 노트북PC 생산라인을 건설중이다. 미국 델사에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으로 공급하는 물량을 확보하는 한편 현지 생산체제확보를 통해 중국 내수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삼성은 2005년까지 세계 노트북PC 5위권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이를 위해서도 중국시장은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다. LG전자는 CDMA단말기 에어컨 세탁기 등의 생산라인 확충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 전문 인력 집중 육성 중국사업의 성공 여부는 현지 적응력을 갖춘 인재에 있다고 판단, 중국 전문가 보강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의 경우 내년도 지역전문가 파견인원 2백명중 절반을 중국에 할당했다. 이는 일본(10명)에 비해 10배나 많은 숫자다. 두번째로 많은 동남아(35명)와 비교해도 3배 가까이 된다. 삼성전자 35명 삼성SDI 14명 삼성전기 6명 등으로 전자계열사가 중국 파견인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금융 계열사의 전문인력들이 선진국 금융시스템의 벤치마킹을 위해 미국 등에 집중된 반면 제조계열사들은 중국 동남아 등 전략거점에 대부분의 인원을 배정한 것이다. 각 계열사별로 지역전문가 프로그램을 운영중인 LG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LG화학은 올해 지역전문가 23명 대부분을 중국으로 보낸 데 이어 내년에도 20여명을 선발, 대부분 중국과 인도에 파견키로 했다. 매년 30여명의 지역 전문가를 내보내고 있는 LG전자도 내년도 대상인원의 절반 가량을 중국에 파견할 예정이다. 특히 중국 휴대폰 시장공략을 핵심 경영과제로 삼고 있는 정보통신사업본부는 올해 9명중 5명을 중국으로 보냈으며 내년에도 이와 비슷한 계획을 세웠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