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은 중앙정보국(CIA)이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을 비롯한 최악의 테러범 약 24명을 살해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뉴욕타임스가 15일 보도했다. 타임스는 군과 정보기관 고위관리들을 인용해 부시 미 대통령이 CIA가 공작활동을 전개할 때마다 매번 상부로부터 추가 허가를 받을 필요없이 테러범들을 추적.살해할 수 있도록 한 합법적 권한을 서면으로 하달했다고 전했다. 이들의 이름이 담겨있는 비공개 명단에는 빈 라덴과 그의 수석부관 아이만 알-자와히리를 포함, 알-카에다와 관련 테러단체의 주요 인물 약 24명의 이름이 올라있다고 타임스는 밝혔다. CIA는 이들의 체포가 어렵거나 민간인 사상자수가 최소화될 수 있을 때 살해할 수 있다. 타임스는 한 관리의 말을 인용, 명단에 수록된 사람들이 "세계에서 가장 악명을 떨치는 테러범들"이라고 전했으나 백악관이나 CIA의 대변인은 이에 관해 논평하지않았다. 이는 그러나 부시 대통령이 살해 금지 명령을 포기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다만 알-카에다 조직원들을 적(敵) 전투원으로 규정, 적법한 목표물로 만드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관리들은 설명했다. 타임스는 명단에 어떤 인물을 포함시키는지에 대한 정확한 기준은 아직 명확하지 않은 상태라면서 다만 명단에는 수시로 새로운 인물이 등재되거나 삭제되기도 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마련된 비밀명단은 예멘 등 아프간 이외의 지역에서 알-카에다 요원들을 추적.살해하기 위해 CIA가 그동안 추진해온 확대작업의 하나라고 신문은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해 9월 11일 뉴욕참사 이후 발표한 한 특별조사보고서를 통해 테러단체 지도자들을 살해하거나 체포할 수 있는 행정적.법적 권한을 CIA에 부여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앞서 CIA는 지난달 예멘의 한 오지에서 2000년 예멘항에 정박중이던 미 해군 구축함 콜호에 폭탄테러를 감행, 수십명의 사상자를 낸 혐의를 받고 있던 콰에드 살림시난 알-하레티와 미국 시민권자인 알-카에다 용의자 등 모두 6명이 탄 승용차에 대해 헬파이어 미사일 공격을 실시, 제거했었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