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팬티"-"볼테면 봐!" 충격 노출', "'유민 "내 가슴 왜 만져"', '"다리 못벌려" 장나라 촬영 거부', `"사랑해야 섹스한다" 이승연 솔직고백', `연예인 매매춘 진상 확인…재벌 3세 6개월에 50명', `심야 밀애 들통, 미시탤런트A-재벌 2세' 최근 스포츠신문의 1면을 장식한 제목들이다. 야구와 축구 시즌이 끝나면 연예인 스캔들 관련기사가 많아지는 것은 스포츠신문의 오랜 관행이기는 하지만 요즘에는 선정적 보도의 수위가 도를 넘었다는 평. 언론계 안팎에서도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27일 전국언론노동조합 민주언론실천위원회 정책연구실은 `외주정책 관련 스포츠신문의 보도태도 비판'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KBS 드라마 「장희빈」에 관한 선정적 보도의 문제를 지적한 데 이어 6일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은 `여성 비하 일색 스포츠신문 어떻게 할 것인가'란 제목으로 여성언론인과 시민단체 관계자,여성전문 학자 등이 참여하는 토론회를 열었다. 언론노조 민실위 정책연구실은 "「장희빈」을 보도하면서 선정성을 부각하는 기사가 31건인 반면 이를 비판하는 기사는 4건에 그쳤고, 5개 신문 84개의 사진 가운데 51개가 선정적인 사진이었다"고 밝혔다. 기윤실 토론회에서 주제발표에 나선 주성진 기윤실 간사는 "최근 스포츠신문의 연재물들이 단순한 성행위 묘사에 그치지 않고 성폭행, 시간(屍姦), 혼음, 근친상간등을 다루는 등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성 언론인권센터 대외협력위원장도 최근 오마이뉴스 등에 기고한 글을 통해 탤런트 성현아 누드사진 보도 등의 문제점을 비판하는 한편 "스포츠신문을 표방하며정작 스포츠 관련기사는 25%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저질경쟁' 중단을 촉구했다. 스포츠신문의 선정성 증가는 신문윤리위원회의 심의결정 통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올해 11월까지 전국 49개 신문이 신문윤리위로부터 공개경고ㆍ비공개경고ㆍ주의등의 제재를 받은 횟수는 기사 306건, 광고 171건 등 477건. 이는 지난해 1년 동안의 588건에 비해 작지만 기사만 따지면 281건에서 25건이나 늘어났다. 또한 5개 스포츠신문의 제재건수(광고 포함)는 196건에서 209건으로 늘어나 전체 건수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33.3%에서 43.8%로 10% 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사유별 통계를 보아도 지난해 `선정보도의 금지'를 위반한 전체 사례가 58건에서 올해 11월까지만 103건으로 두 배 가까이 폭증했다. 스포츠신문업계에서는 최근 선정적 보도가 급증하고 있는 원인을 지난해 9월 굿데이가 창간돼 시장 다툼이 훨씬 치열해진데다 지난 5월 말 무료신문 메트로가 수도권 지하철 가판시장을 대폭 축소시켰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여기에 월드컵으로 팽창한 스포츠신문 시장이 대선 국면 등을 맞아 급격히 줄어든 것과 연예계 비리 파문 등으로 인한 핵심 간부의 잦은 교체 등도 작용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스포츠신문의 선정성 경쟁에 대해서는 기사를 쓰는 일선기자들도 불만을 털어놓고 있다. 한 스포츠신문 기자는 "예전 같으면 연예부 기자 방담에나 들어갈 내용이 연일1면을 장식하면서 데스크와 편집부의 강도 높은 주문에 시달리고 있다"고 어려움을토로하며 "1면 제목으로 독자의 눈을 현혹시켜 판매부수를 늘리려는 것은 제 살을깎아먹는 경쟁에 지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기윤실의 주성진 간사는 "스포츠신문은 기사와 사진, 소설, 만화뿐만 아니라 원조교제 등에 악용되는 연락방과 성인사이트 광고를 마구잡이로 싣고 있어 청소년에게 많은 해악을 끼치고 있다"면서 "내년 상반기 안으로 스포츠신문 포장판매운동 시민연대를 출범시켜 스포츠신문에 대한 청소년의 접근을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이희용기자 hee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