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이 인터넷과 미디어 중심으로 진행되고 공명선거 분위기가 점차 정착되면서 인터넷.미디어 업계는 희색이 만면한 반면과거 대선에서 `특수'를 누렸던 관광.요식.이벤트업계 등은 울상을 짓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과거 대선때 각 정당 운동원들로부터 돈을 받고 전국 관광지로 유권자들을 실어나르며 성수기 못지 않은 호황을 누렸던 관광버스 업계는 완전히 변한 `대선 세태'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H관광 관계자는 "예전 대선때는 놀리는 버스가 없었는데 요즘은 선관위의 단속강화 때문인지 몰라도 예약도 취소하는 경우가 많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서울시 전세버스사업운송조합 홍기연(57) 사무국장은 "지난 대선까지만 해도 선관위 단속에도 불구, `유권자 실어나르기' 영업이 많았던게 사실"이라며 "특수는 고사하고 오히려 영업에 재만 뿌리는 대선이 끝나기만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수십만명 이상 모이는 대규모 정치 집회가 모습을 감추면서 집회의 전체적 준비및 진행 등을 맡았던 이벤트 업체들도 씁쓸해 하기는 마찬가지다. 강남구의 A이벤트 업체 관계자는 "예전 대선때는 야외 집회와 관련된 이벤트 업무로 짭짤한 수입을 올렸었는데 이제는 예전처럼 수요도 없고 해서 더이상 선거쪽일은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대선 특수'의 수혜자였던 요식업계 또한 `세월의 변화'를 체감하고 있는데 모유명 중국음식점 지배인은 "예전 대선때는 첫눈에 `누구 운동원들'이라고 알 수 있는 사람들과 시민들이 식당에 북적거렸는데 요즘은 정당원들이 주최하는 모임은 커녕 일반 동창회도 거의 끊긴 상황"이라며 울상을 지었다. 이처럼 `지는' 업계가 있는가 하면 미디어.인터넷 선거시대가 되면서 활발한 활동으로 인지도도 높이고 수익도 올리는 `신(新) 대선 특수' 업계도 생겨나고 있다. 지난 대선때부터 본격화됐던 TV 토론은 부동층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한 효과가입증되면서 이번 대선에서도 역시 각광을 받고 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법정 최대실시 횟수인 각각 22회의 TV와 라디오 광고를 신청하면서 한 공중파 방송사당 최소 20억원에서 많게는 30억원 정도를 지급한 것으로알려져, 방송계는 `미디어 대선'의 특수를 톡톡히 누리는 셈이다. 기존 정당들이 여론 전파력 부분에서 영향력이 커진 네티즌을 대상으로 정책 광고를 강화하는 등 네티즌들을 공략 타깃으로 삼으면서 인터넷 선거가 확산되자 인터넷 업계는 이 기회를 통해 회사 위상을 높이고 기업의 수익률 제고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달 말 모 정당의 홈페이지를 새로 구축해 준 인터넷업체 B사는 "홈페이지구축및 유지에 드는 비용은 2천만원 선으로 경제적으로 큰 사업건은 아니지만, 거대정당과 함께 일을 하는 것 자체만으로 회사 인지도도 높일 수 있고 향후 지속적으로함께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업체로서는 놓칠 수 없는 기회"라고 말했다. 인터넷 포털 업체의 경우, 대선 특수의 열기는 더욱 뜨겁다. 이미 10월말 홈페이지에 대선관련 뉴스사이트를 개설, 특수를 준비해 온 포털업체 N사의 경우, 대선열기가 뜨거워지면서 일일 페이지뷰가 1천200만여건으로 대선사이트 오픈 전보다 약300만~400만회 페이지뷰 횟수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또 다른 포털사이트 업체인 E사도 11월초 대선뉴스 사이트가 개설되면서 일일페이지뷰 횟수가 이전의 350만회에서 500만~600만회까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포털업계 관계자는 "대선을 계기로 많은 네티즌들이 포털사이트를 찾는다면 업계는 위상 향상과 수익성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셈"이라고 말했다. south@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남권.이상헌 기자 honeyb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