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북한의 핵개발 계획 추진 시인에도 불구하고 북한과 협상하는 것 외 대안이 없다고 밝혔다. 김대통령은 프랑스 경제지 레제코 29일자 인터뷰에서 "공산정권과의 협상은 그 정권을 신뢰해서가 아니라 평화를 원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북한이 현재 안전보장과 경제 회생을 원하고 김정일이 북한의 군을 통솔하는 유일한 인물"이라며 "비록 북한이 제네바 협정 위반을 시인했더라도 한반도 평화 통일을 위해 그와 대화를 계속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북 포용정책이 반대급부 없이 북한에 지나치게 양보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최근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 85%가 북한과의 대화 지속을 찬성했다"며 "대선 후보자들과의 만남에서도 북한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김대통령은 경제구조개혁과 관련, "과거 정경유착은 기업의 전문경영을 막았고 특혜융자는 국제시장에서의 정정당당한 경쟁마저 필요 없게 했지만 개혁을 통해 대기업 재무구조가 튼튼하게 됐다고"말했다. 김대통령은 두 아들의 구속 등으로 나타난 부패 문제가 개인적 실패가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현정권 하에서도 공무원과 권력자들의 부패가 있긴 하지만 과거 정권처럼 조직화된 부패는 없다"고 답했다. 그는 또 지역주의 퇴치와 관련, "과거에는 특정지역 출신들이 주요관직을 차지했으나 현정부는 이 같은 관행을 없애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임기 중 가장 중요한 업적으로 '외환 위기 극복'과 '한국이 국제사회로부터 민주인권 국가로 인정받게 된 것', '한반도 긴장완화' 순으로 꼽았으며 아쉬운 점으로는 "한국정치가 별로 발전하지 못해 국민이 여전히 정치인들을 신뢰하지 않고 지역간 대립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파리=강혜구특파원bellissim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