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kwon@wearfun.co.kr 호남의 어느 시골 여자 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졸업할 때까지 1백권의 책을 의무적으로 읽어야 한다고 한다. 이같이 학생들에게 책읽기를 권하는 이 학교 독서 지도교사가 독서대상 대통령상을 받았다는 기사를 읽은 기억이 있다. 나는 이전에 속독학원에 다닌 적이 있다. 바쁜 시간을 쪼개 한 권의 책이라도 더 읽고 싶은 마음에 나름대로 뾰족한 수를 찾은 것이었다. 책속에 있는 사상이나 주장이 내가 평소에 갖고 있던 것과 똑같을 때,그때의 즐거움이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책읽는 즐거움이다. 재미있는 표현이나 남에게 전달할 수 있는 교훈적인 내용을 한 권의 책에서 여러 번 발견하게 되는 날은 신나는 날이다. 한달에 서른 권 이상의 책을 읽는다는 어느 유명 인사에게 진심으로 존경의 마음을 전한 적도 있다. 책읽는 즐거움을 아는 사람이기 때문에 마음에서 우러나온 행동이었다. 나에게는 책과 관련한 아련한 기억들이 있다. 어릴 때 부친의 서가에서 여러 책들을 뒤지며 표지 장정과 삽화를 흉내내 그리던 일,내게 도전과 꿈을 갖게 한 일본의 탐험가 우에무라 나오미의 '안나여 저게 코츠뷰의 불빛이다'란 책을 밤새워 읽고는 몇 달 동안 책가방에 넣어 다니던 기억,대학 1학년 연애 시절 선배에게서 읽기를 권유받은 어느 월간지의 몇년 지난 고액 고료 당선작 '어느 졸장부의 일기'를 찾기 위해 청계천 헌책방을 며칠째 뒤지던 기억,16년 전 사업을 처음 시작하면서 벤치 마킹할 책들을 찾던 일,경제 위기의 복판에서 내 자신과 직원들의 의욕과 사기를 북돋우기 위해 성공학 관련 책들을 보이는 대로 독파하던 일들. 우리 회사는 전 직원에게 1년에 두 권의 도서구입비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1년 동안 책을 가장 많이 읽은 직원을 '독서왕'으로 정해 상장과 함께 1백권의 신간서적을 부상으로 준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1년에 0.8권의 책을 읽는다는 통계를 접한 적이 있다. 거창하게 책읽기 캠페인 하는 것을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책읽기를 게을리하는 사람들에게 감히 이 말을 전하고 싶다. 부모님은 날 낳으셨으나 날 이루게 한 것은 많은 책들이라고.(生我者父母 成我者萬卷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