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막을 내린 부산국제영화제의 가장 큰 성과로는 한국이 아시아 최대 영화시장과 영화정보의 중심지로 자리잡았다는 점이 꼽힌다. 이번 영화제에는 모두 2백26편의 영화가 상영됐고 작품의 질도 세계 정상급 영화제에 버금갈 정도로 높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35개국에서 1천여명의 영화 관련 인사들이 다녀갔다. 지난해보다 35% 정도 늘어난 숫자다. 이들은 '아시아 공동제작 영화에 대한 파이낸싱' 등 네가지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참석해 한국 영화계를 중심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정보네트워크를 구축하자는 의견을 내놨다. ◆신개념 영화마켓 탄생 사전 영화제작 시장인 부산프로모션플랜(PPP)은 부산영상위원회와 공동으로 영화 제작의 초기 단계부터 로케이션,후반 작업까지 각국 영화계를 연계시켜 주는 아시아영화산업센터(AFIC)를 내년부터 개설키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PPP가 그동안 진행해 오던 한국영화 세일즈 마켓을 아시아 영화 마켓으로 확대하고 부산영상위원회가 개최해온 부산국제필름커미션박람회(BIFCOM) 행사를 영화 기자재 및 후반작업 마켓으로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부산영화제에 아시아권 영화배급사와 로케이션업체 1백여사가 참여해 부스를 차리고 아시아 최대 영화마켓을 열게 된다. ◆사전제작시장의 활성화 올 사전제작영화에 대한 감독과 투자자를 연결시켜 주는 PPP 행사에선 26편의 아시아 영화프로젝트에 대해 5백여건의 공식 투자상담이 열렸다. 특히 민규동 감독의 '솔롱고스',이성강 감독의 '살결' 등 한국 영화에 관한 상담이 많았다. 투자상담은 영화제 이후에도 계속될 예정이어서 가시적인 성과가 곧 나올 것으로 보인다. ◆문제점 부산영화제는 '게릴라 영화제'란 오명이 붙어 있다. 매년 개최행사와 개최장소가 다른 까닭이다. 11월에 열린 올해 행사는 쌀쌀한 날씨 탓에 야외상영이 불가능했고 축제 분위기도 위축됐다. 전용관 없이 해운대와 남포동 일대 영화관으로 나뉘어 개최되기 때문에 관객들은 극장을 찾는 데 많은 시간을 낭비해야 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