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13일 미국의 경기회복이 부진함에도 불구하고 FRB가 디플레보다는 인플레 쪽에 더초점을 맞춘 통화 정책을 구사할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이날 열린 미 상하원 경제위원회 합동 청문회에서 발언하는 가운데 미 경제가 현재 인플레나 디플레 어느 쪽에도 직면해있는 상태가 아니라면서도"디플레가 비대칭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린스펀의 표현이 향후 FRB의 금리정책 기조를 시사하는 것이라면서 이는 미 경제가 향후 디플레에 빠질 위험보다는 인플레가 더 부담이 될 가능성이높은 것으로 그가 판단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그린스펀의 향후 통화 정책이 인플레 가중시 즉각 반응하는데 반해 디플레 요인이 가시화될 경우는 인플레 때보다는 덜 빠르게 대처할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이들은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그린스펀 의장은 청문회 질의 응답에서 향후 금리를 어떻게 유지할것이냐는 질문에 다분히 원론적으로 대답했다. 그는 "경제가 성장하면 현재의 취약 지점에서 벗어나 회복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면서 "이 경우 FRB가 당연히 (그간의 금리 인하와는) 반대 방향의 조치를 취할 준비를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그린스펀은 "그런 상황에서는 인플레를 억제하기 위해금리를 (다시) 올리기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잇단 금리 인하의 결과로 경기가 회복되기 시작할 것이라는 FRB의 기대가 빗나가 경기가 더 나빠질 경우는 "금리를 더 내릴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그린스펀은 말했다. 그는 금리가 이미 크게 낮은 수준인데 FRB가 추가 조치를 취할 여력이 있겠느냐는 지적에 여러가지 통화책을 사용할 수 있다고 대답했다. 한편 민간 경제전문가들은 이번에 연방기금 금리가 예상보다 큰 0.5%포인트 인하됐음에도 불구하고 경제가 계속 늪에서 벗어나지 못할 경우 FRB가 빠르면 내달 혹은 내년 1월의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동에서 금리를 더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로저 퍼거슨 FRB 부의장도 전날 CNN 머니에 FRB가 단기금리를 더내릴 여력이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 블룸버그=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