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이라크전 발발시 석유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여력을 갖고 있다고 릴와누 루크만 OPEC 의장이 5일 밝혔다. 런던에서 열린 석유관련 회동에 참석한 루크만 의장은 이라크 전쟁이 터지면 석유 수급이 원활하게 이뤄질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다고 생각한다"면서 "OPEC가 필요할 경우 하루 400만-500만배럴을 더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루크만 의장은 그러나 "전쟁이 어느 정도까지 확산될지는 짐작할 수 없다"면서주요 산유국인 사우디 아라비아나 쿠웨이트의 산유력에 타격이 가해질 경우 문제가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지난 91년 걸프전 때 이라크군이 퇴각하면서 쿠웨이트 유전에 불을 질러 현지 석유생산에 타격을 가했음을 상기시켰다. 그는 이어 OPEC 회원국들이 산유 쿼터를 준수하는 자세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말했다. 이와 관련해 중동경제조사(MEES)지는 이라크를 제외한 OPEC 10개 산유국이지난 9월 기준으로 공식 쿼터를 하루 267만배럴, 12.3% 초과 생산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지난주 보도했다. 미 에너지부는 지난달초 미국의 비축원유가 지난 79년 집계 시작된 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비축유는 6% 가량 증가했으나 여전히 5개월 전에 비해 11.7%, 3천800만배럴이 부족한 상태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유가는 강세를 보여 북해산 브렌트유가 지난 9월 23일 배럴당 29달러를 넘었다가 14% 하락해 25달러 내외 수준에 거래됐다. 딜러들은 유엔 안보리의 대이라크 결의안이 어떻게 나올지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에서 유가가 계속 불안한 상태라고 말했다. OPEC는 지난 9월 오사카 각료회담에서 공식 산유량을 지난 10년 사이 가장 낮은하루 2천170만배럴로 유지한 바 있다. (런던 AF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