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틴파워」가 세 번째 이야기 '골드멤버'로오는 15일 관객들을 만난다. 'Behave, Baby'를 외치며 여자들에 치근대는 오스틴 파워. 새끼손가락을 입에 물고 지구 정복을 꿈꾸는 닥터이블, 온갖 지저분한 인물들에 촌스러운 의상, 갑자기튀어나오는 뮤지컬 장면 등은 「오스틴파워」시리즈 만의 트레이드 마크. 「소림축구」나 「희극지왕」 등 주성치 류의 영화, 「덤 앤 더머」, 「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같은 패럴리 형제들의 코미디 등과 마찬가지로 「오스틴파워」시리즈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은 좋고 싫고가 분명하게 갈리는 것 같다. '간만에 시원하게 웃어봤다'며 흐뭇해 하는 사람들은 아이디어의 기발함, 상식을 깨는 황당함에 찬사를 보낼 것이며 '역겨워서 혼났다'며 극장을 나오는 사람들은엉성한 줄거리에 지저분하고 과장된 웃음이라며 불쾌해하는 반응을 보일 수도 있을 듯. 이번에 개봉하는 「오스틴파워:골드멤버」는 엽기성이나 지저분함에서 기발한 아이디어까지 한층 강화된 모습이다. 따라서 「오스틴파워」시리즈의 속편을 기대하는 팬들에게는 그만큼의 충분한 만족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넘버투, 미니미 등의 일행과 함께 전편에 이어 또다시 세계 정복의 야심을 키워가는 닥터 이블. 오스틴파워에게 번번히 당하기만 하던 그는 온 몸이 금으로 만들어진 골드멤버를 영입한다. 골드멤버가 갖고 있는 비장의 무기는 바로 '프레퍼레이션H.' 우연히도 유명한 치질약과 같은 이름의 이 장비는 운석을 지구로 끌어당길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세계정복의 꿈에 부풀어 특유의 악당 웃음을 멈추지 못하는 닥터이블. 하지만 이때 갑자기 들이닥친 오스틴 파워일행은 일당 중 닥터이블과 미니미를 체포해 감옥으로 보낸다. 재판과정에서도 악당으로서의 면모를 감추지 않는 닥터이블. 4천 년형을 받고도 여유를 부리며 특수감옥으로 향하는 그에게는 한가지 믿을 구석이 있었으니, 바로그의 새로운 친구 골드멤버다. 닥터이블의 명령으로 골드멤버는 오스틴파워의 아버지 나이젤파워(마이클 케인)를 납치한다. 여자들 뒤를 쫓아다니기 바쁘고 자신에게는 관심을 주지 않았던 아버지지만 오스틴파워는 FBI요원인 미녀 파트너 폭시(비욘세 놀즈)와 함께 그를 구하러 나선다. 전편들에서 오스틴파워와 닥터이블의 1인 2역을 거뜬히 소화해내던 마이크 마이어스는 이번에는 한술 더떠서 골드멤버와 팻 배스타드까지 1인 4역으로 출연한다. 오스틴과 이블의 고등학교 시절이나 갓난애 때의 회상장면이 있다는 것도 전편보다 업그레이드된 것. 미니미와 오스틴파워가 연출하는 그림자 유머도 1,2편에 비해 한층 더 재미있어졌다. 톰크루즈, 기네스 펠트로, 스티븐 스필버그, 브리트니 스피어스, 케빈 스페이시,존 트라볼타, 데니 드 비토 등이 등장하는 '영화속의 영화' 오프닝 장면도 웃음을 참지 못하게 한다. 네델란드, 벨기에, 일본 등 특정 국가들을 무시하는 발언이나 여성을 무시하는 듯한 성적 유머는 눈살을 찌푸리게 할 수도 있겠지만 '그냥 웃겨보겠다'는 코미디 영화에서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 같다. 마이크 마이어스가 각본을 썼으며 「사이더 하우스」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차지했던 마이클 케인이 나이젤 파워로 얼굴을 내민다. 엘리자베스 헐리와 헤더 그레이엄에 이어 '오스틴파워 걸' 폭시로 출연하는 배우는 R&B 그룹 '데스티네스 차일드'의 비욘세 놀즈. 상영시간 94분. 15세 이상 관람가.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b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