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프로농구 챔피언 대구 동양이 시즌 개막전을 승리로 이끌며 기분좋게 출발했다. 동양은 26일 대구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삼성과의 2002-2003애니콜 프로농구정규리그 공식 개막전에서 톱니바퀴 처럼 돌아가는 조직력과 전광석화 같은 속공을 앞세워 서울 삼성을 77-62로 제압했다. 지난해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를 모두 휩쓴 동양은 이날 김승현(12점.5어시스트)과 마르커스 힉스(32점)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속공의 위력이 더욱 강력해졌고 전희철(KCC)의 이적 공백을 박훈근(13점.9리바운드)이 훌륭히 메워 올시즌도 강력한 우승 후보임을 입증했다. 또 라이언 페리맨을 내보내고 올해 새로 뽑은 용병 에이제이 롤린스(7점.13리바운드)가 리바운드와 공격력에서 수준급의 실력을 과시해 김진 감독을 흡족하게 했다. 반면 서장훈(17점.9리바운드)을 영입하느라 다소 출혈이 있었던 서울 삼성은 새로운 외국인 선수 스테판 브래포드(9점.14리바운드)와 안드레 맥컬럼(10점)이 국내선수들과의 호흡에서 문제점을 노출해 발빠른 보완이 요구된다는 지적을 받았다. 박훈근의 슛 호조로 1쿼터를 17-13으로 앞선 동양은 2쿼터 들어 힉스가 무려 3개의 덩크슛을 작렬하는 등 특유의 속공이 살아나면서 38-30으로 달아났다. 3쿼터 들어서도 힉스가 무려 11점을 집중한 동양은 황문용(9점) 등의 3점포로 맞선 삼성에 59-51로 리드를 지킨 데 이어 4쿼터 초반 김승현의 재치있는 레이업슛이 연속 터지고 롤린스-힉스-김병철이 릴레이포로 10점을 몰아넣으면서 종료 2분50여초 전 72-53으로 크게 앞서 승부를 갈랐다. 부천에서는 '차 떼고 포 뗀' 여수 코리아텐더가 홈팀 인천 SK를 89-82로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운영난에 허덕이며 간신히 리그에 참가한데다 개막 직전 팀의 기둥 전형수까지 울산 모비스에 팔아넘긴 코리아텐더는 이날 에릭 이버츠(21점.13리바운드)와 안드레페리(17점.12리바운드)의 분전과 '이적생' 황진원(17점), 신인 진경석(11점)의 수훈으로 값진 승리를 거머쥐었다. 창원 LG와 원주 TG가 맞붙은 창원에서는 '슈퍼 루키' 김주성이 이름값 대로 화려한 신고식을 했다. 이날 19점, 리바운드 11개를 기록한 김주성은 승부처였던 4쿼터에서 4득점에 리바운드 4개를 걷어내며 원주 TG가 77-75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는 데 견인차 역할을 했다. 울산 모비스 역시 4쿼터에만 11점을 몰아넣은 '막슛의 대가' 데니스 에드워즈의 신들린 듯한 슛 세례에 힘입어 서울 SK에 86-77로 기분좋은 역전승을 거뒀다. 강력한 우승 후보 전주 KCC는 안양 SBS와 막판까지 접전을 펼친 끝에 70-67로신승했다. 한편 개막일인 이날 5개 구장에 모두 2만2천348명의 관중이 입장해 반년만에 다시 돌아온 농구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대구.창원.전주.서울.부천=연합뉴스) 이승우기자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