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장남 정연씨 병역문제 수사결과 발표를 하루 앞둔 24일에도 수사를 사실상 끝낼지, 일시 보류할지를 놓고 내부이견을 노출하고 있다. 특히 병역비리 은폐대책회의 여부를 확인하는데 핵심 참고인으로 꼽혀온 김길부전 병무청장의 비서관 박모씨 신병이 최근 확보되면서 수사종결과 일시중단을 놓고검찰내부에서 견해차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고위간부는 "검찰은 수사결과를 토대로 객관적 결론을 내릴 것"이라며 "절대적 진실은 알 수 없지만 검찰로서는 증거법에 충실해 판단하면 할 일을 다 하는것"이라고 말해 수사종결 방침을 강하게 내비쳤다. 이런 `수사종결론'은 병역비리 의혹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가 발견되지 않은 상황에서 더 이상 김대업씨의 주장에 휘둘릴 수 없다는 인식을 토대로 하고 있다. 지금까지 수사성과를 놓고 볼 때 대통령후보가 연루돼 있는, 정치적으로 매우민감한 사건을 더 이상 끌어갈 대외적 명분이 없는데다 현실적으로도 매우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그러나 수사팀을 중심으로 한 검찰내부에서는 이에 대한 반론이 여전히 만만치않다. 검찰 수사관계자는 "수사결과 발표는 수사종료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요란하게 수사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수사를 시작한 지 80여일이 지났지만 조사가 안된부분이 많다"고 반론을 펼쳤다. 성문분석에서 인위적 편집가능성이란 감정결과가 나온 뒤 조작논란이 제기된 `김대업 테이프'와 녹취록에 대해서도 외부에 알려진 것과 많이 다르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대검과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감정결과를 토대로 작성해 서울지검에 넘긴 녹취록에는 소리가 안들리는 곳이 3곳, 음이 끊긴 곳이 3곳 있지만 돈이 오갔다는 장소를 분명히 알 수 있고 주요 단어를 식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테이프 목소리도 김도술씨가 아니라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판단하기에 음성자료 등이 불충분할 뿐이며, 편집가능성을 곧바로 조작가능성으로 연결짓는 건 무리라고 일부 검사들은 지적한다. 검찰이 주요 의혹사건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할 때 공식 기자회견을 가진 것과달리 25일에는 카메라 촬영없이 통상적인 브리핑 형태로 `병풍' 수사결과를 발표하기로 한 것은 이렇게 두쪽으로 갈린 내부견해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기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또 검찰이 `중간수사결과 발표'라는 어정쩡한 형식을 빌어 수사결과를 발표하더라도 김도술씨가 귀국하지 않는 한 여론을 살피며 수사지속 여부를 검토할 가능성이높다는 전망도 있다. 검찰이 25일 어떤 수사결과를 내놓을 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공병설 기자 k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