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는 13일 오는 12월의 정례 각료회의에서 산유량을 늘리지 않을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OPEC 고위 관계자들은 미국이 이라크 공격을 강행해 석유 공급에 차질이 생길경우 부족분을 보충할 것이나 전쟁이 터지면 불안 고조로 인해 유가가 폭등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란의 비잔 남다르 잔가네 석유장관은 이날 도하에서 가진 QNA 회견을 통해 "OPEC가 증산해야할 실질적인 이유가 없다"면서 "미국의 이라크 공격 위협이 가중됨에따라 유가가 상승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OPEC 바스켓 유가가 가격 밴드제에서 벗어날 경우 "물론 OPEC가 협의를 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OPEC는 바스켓유가가 시장개장일 기준으로 20일 이상 계속 배럴당 28달러를 넘을 경우 하루 50만배럴을 증산하고 10일 이상 계속해서22달러를 밑돌면 같은 수량을 줄이도록 하고 있다. 잔가네 장관은 OPEC 천연가스회의 참석차 도하를 방문했다. OPEC 일부 회원국들은 이 회의 참석을 계기로 `비공식' 석유회담도 가졌다. OPEC 의장을 지낸 알제리의 차킵 켈릴 석유장관은 이날 아부다비에서 열린 국제석유 박람회에 참석해 "OPEC가 내년 1월 증산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바스켓유 가격이 밴드제를 벗어날 경우 `특별회동'을 포함해 필요한 조치들을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켈릴 장관은 "유가가 현재 28달러를 돌파하고 있는 것은 (공급 부족보다는) 정치적 상황에서 비롯된 바가 크다"면서 "그렇치 않았다면 배럴당 25달러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OPEC 역내외 산유국간 협조가 잘 이뤄지고 있다"면서 "이라크전이 터져 석유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OPEC가) 부족분을 메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박람회에 참석한 아랍에미리트연합의 오베이드 빈 세이프 알-나세리 석유장관은 유가가 더 오를 수 있음을 우려했다. 그는 "올들어 유가가 상대적으로 안정을 유지해왔다"면서 그러나 "정치 상황이변함에 따라 (얼마전부터) 유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유가에 배럴당 50센트 이상의 `전쟁 프리미엄'이 붙어있는 상태"라면서 "이라크전 발발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이것이 더 오를 조짐"이라고 강조했다. OPEC는 지난 9월 소집된 오사카 석유장관회담에서 공식 산유쿼터를 하루 2천170만배럴로 유지했다. OPEC는 오는 12월 12일 사무국이 있는 빈에서 석유장관회담을재소집한다. 한편 북해산 브렌트유는 11월 인도분이 지난 11일(현지시간) 런던시장에서 배럴당 28달러로 상승했으며 뉴욕시장의 서부텍사스중질유 역시 29.27달러로 강세를 유지했다. (도하 AFP=연합뉴스) jksun@yna.co.kr